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3-01-29 20:55 (Sun)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교육 chevron_right 교육일반
일반기사

[한문속 지혜]바다

 

善學者는 其如海乎아 旱九年而不枯요 受八州水而不滿은 無他라 善爲之下已矣라

 

선학자 기여해호 한구년이불고 수팔주수이불만 무타 서위지하이의

 

잘 배우는 사람은 마치 바다와 같구나! 9년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팔방의 물을 다 받아들이고서도 가득 차지 않으니 (바다가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아래에 처하기를 잘 하기 때문이다.

 

청나라 사람 방효유(方孝孺)가 쓴 〈증유자엄계유(贈兪子嚴溪喩)〉라는 글에 나오는 말이다. 바다는 정말 넓고 깊다. 그래서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바다가 마르는 일은 없으며 또 아무리 홍수가 심해도 흘러 들어오는 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바다가 그렇게 엄청난 저수량을 가지게 된 이유는 바로 세상 어느 곳보다도 낮은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는 사람도 이와 같아야 한다. 최대한으로 겸손하여 몸을 낮출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다. '나도 이미 알만큼 알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제대로 배울 수 없다.

 

스스로 건방을 떨다가 결국은 알맹이는 아무 것도 재대로 배우지 못한 채 배운 적이 있다는 사실만 화려한(?) 경력으로 쌓아 가는 얼빠진 사람이 되고 만다. 그런데 요즈음 학생들 중에는 이러한 건방을 떠는 학생들이 정말 너무나 많이 있는 것 같다. '선행학습'이라는 미명아래 과외를 통해 미리 공부를 하고서 학교에 가기 때문에 온 정신을 집중하여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미 알만큼 알고 있으며 또 모르더라도 집에 가서 과외 선생님한테 물어 보면 될 터인데 굳이 피곤하게 수업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런 학생은 이미 선생님보다 높은 곳에 앉아 있는 셈이다. 그러니 무엇을 배우려 하겠는가? 교육의 정상화는 학부모들의 겸손함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善:잘할 선 旱:가물 한 枯:마를 고 受:받을 수 滿:가득 찰 만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0 / 400
교육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