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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벚꽃을 바라보며

 

도로 양쪽에 늘어선 벚꽃들이 만발하여 장관이다. 꽃잎이 함박눈처럼 휘날리는 것도 볼만하다. 꽃이 자연으로 돌아가면서 마지막 춤을 추는 것이다. 내가 벛꽃을 볼 때마다 나도 주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다. 그리고 벚꽃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다.

 

혹자는 벚꽃이 일본의 꽃이라는 이유로 싫어한다. 화려한 꽃을 보는데도 역사의 아픔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벚꽃을 보고 권력의 무상을 생각할 수도 있다. 권력의 맛을 대대손손 누릴 수 있는 것처럼 행세하다가 몰락하는 것이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벚꽃과 같기 때문이리라.

 

동일한 벚꽃인데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의미가 달라진다. 벚꽃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도 실상은 깨달음을 주고 싶어하나 보다. 내 눈에 보이는 벚꽃은 하얗지만, 내 마음의 눈에 비치는 의미는 무지개 빛깔처럼 다양하다. 벚꽃이 나에게 많은 생각과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자연을 무심코 보다가 갑자기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에 놀랄 때가 있다. 봄기운이 덮고 있는 자연에는 하얀 벚꽃, 노란 개나리꽃, 분홍의 진달래꽃 등 꽃마다 색깔이 다르고 모양도 다르다. 나무마다 흙과 물과 햇빛을 가지고 마술을 부리는 것같다. 다른 것이 공존하니까 아름답다.

 

틱낫한은 이렇게 말한다. "만일 당신이 시인이라면 이 한 장의 종이 안에서 구름이 흐르고 있음을 분명히 보게 될 것이다. 구름이 없이는 비가 없으며, 비 없이는 나무가 자랄 수 없다. 그리고 나무가 없이 우리는 종이를 만들 수가 없다. 종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구름이 필수적이다. 만일 구름이 이 곳에 없으면 이 종이도 여기에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름과 종이가 서로 공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틱낫한은 결국 인간이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모든 다른 것들과 공존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대학생 때 어느 가을 땅거미가 드리워진 오후였다. 도서관 창 밖에 노오란 은행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런데 어떤 나무 하나가 흔들리며 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청소하는 아저씨가 막대기로 두들기며 은행잎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은행나무들. 그 아저씨는 쓰레기를 미리 치워버리려고 애쓰고 있었다. 은행잎이 나에게는 환상적인 감상을 불러 일으켰는데, 그 아저씨에게는 일거리 밖에 되지 않았다.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내 입장이 옳다는 아집에 사로 잡혀 있는 것은 아닐까? 다른 관점에서 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동안 나는 닫혀진 좁은 세계에 사로잡히지 않고 열려진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대통령 탄핵과 국회의원 총선거로 우리 사회가 어수선하다. 이러한 소용돌이속에서 '나'와 다르면 틀린 것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내용이 정당하지 못하거나 절차가 적정하지 않을 때 틀렸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틀린 것을 틀렸다는 말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감정을 절제하고 다양한 공존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다름이 공존할 때 세상은 한결 더 아름다워지리라.

 

/심요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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