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일본 수출계약 올 매출 40~50억…돈보다 질적 성장 역점 전직원과 해외여행 꿈
녹색성장의 주요 산업으로 꼽히는 LED(발광 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 소모 전력량이 적고 내구성이 강해 각광을 받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중소기업은 기술력과 틈새시장으로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전주시 팔복동 전북테크노파크의 LED ST㈜도 태양광에 가장 가까운 빛을 내는 고연색소자를 만들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매출이 발생해 22억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40억~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LED ST㈜를 이끄는 안종욱 대표(49)는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만 살 수 있다는 절박한 생존 심경을 토로하는 한편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과 정도(正道) 경영을 강조했다.
▲ 중소기업 기술력으로 수출만이 살 길
지난 13일 만난 안 대표는 먼저 자사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LED 제조업계에서는 얼마나 자연광에 가까운 고연색을 낼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국내는 아직 시장이 미미하지만 독일·일본에서는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색 표현력인 연색지수(CRI·Color Rendering Index)에서 자연광이 100이라면 우리 제품은 98에 가깝습니다. 사물의 천연색을 더 잘 구현할 수 있죠."
그는 LED가 각광을 받으면서 관련 업계도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이 설 자리는 좁은 만큼 수출이 돌파구라고 강조했다.
"국내 LED 시장은 대기업이 자체 생산시설을 갖춰 중소기업의 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태입니다. 일부 정부가 발주하는 조명 시설을 놓고 중소기업들이 고군분투하는 형국이죠. 그래서 수출만이 대안인데 저희는 남들과 달리 수요자 맞춤형 제품에 주력했습니다. LED는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떨어져서 생존은 기술뿐입니다."
안 대표는 이번달 일본의 한 조명 관련 업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3건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5년 절치부심
안 대표는 16년 동안 한국고덴시에서 근무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그는 직장에서 10개의 부서를 거쳤다. 이 경험이 사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는 퇴직 뒤 지난 2003년 원광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애니원을 설립했다. 4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그는 이른 퇴직을 선택하고 사업에 다걸기(all in)했다. 살던 아파트를 저당 잡히고 퇴직금도 모두 쏟았다. 빚이란 빚은 다 끌어다 썼다.
"임원으로 승진해도 과연 60세까지 다닐 수 있을까라는 직장인의 근원적 한계 앞에서 불안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고, 다행히 이 시대가 LED를 필요로 하면서 어렵사리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을 설립하고 보니, 사장이 모든 걸 걸어도 될까말까 하더군요."
그는 자금과 기술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5년 동안은 소자를 단순 조립하면서 회사를 운영했다.
"지난 2006년~2007년에는 자금난 때문에 가장 어려웠어요. 하지만 여기서 그만 두면 가족 모두를 신용불량자로 만들 것이라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오기가 생겼지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심정으로 새벽기도·등산으로 마음을 다잡았어요. 결국 인생은 하나씩 쌓아가는 것이지 한 번에 되는 것은 없었습니다. 기계·자재를 잘못 구매하기도 하고 직원 때문에 속도 썩어보고 이런 과정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습니다."
지난 2008년 일본의 K사로부터 12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LED 제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는 설립부터 꾸준히 산학연 협약과 중소기업청 등의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면서 기술력을 쌓은 결과였다.
▲ 직원에게 신뢰받는 정도 경영 지향
3명으로 시작한 회사가 현재는 약 20명이 됐다. 올해 10여명의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자금난에 봉착했을 때도 직원 월급을 한번도 미룬 적이 없다는 안 대표는 정도 경영을 역설하며 올해보다는 나은 내년을 제시했다.
"일본 수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만큼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회사의 질적인 성장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이제 일본 시장에 진입한 만큼 내년은 만개하는 시기가 될 겁니다. 또한 사업은 대부분 마지노선을 정하고 양보해야 하는 작업입니다. 직원과 경영상태를 공유하고 회사의 비전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직원과 회사가 동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직원의 신뢰를 잃으면 사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전직원과 해외여행 가는 게 꿈이라는 그는 회사 이익이 나면 사업확장보다는 직원의 월급을 올리고 복리후생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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