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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35)익산시 왕궁면 (주)에이치엔지에프 신규병 대표

고추 마늘 유통 가공 연 매출 120억원

올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추석을 앞두고 가계 부담이 커졌다. 특히 마늘은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오르면서 사상 초유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도내 마늘 유통 전문가인 익산시 왕궁면 ㈜에이치엔지에프 신규병 대표(55)는 "올해는 평생 잊지도 않을 마늘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해 수매가는 1㎏당 1200원~1300원이었지만 올해는 그 2배에서 시작했다"며 "하지만 당분간 마늘값은 현재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신 대표는 도내에서 고추·마늘 등을 대량으로 유통·가공하며 지난해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마늘값 폭등으로 15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시장 고추장사로 시작

 

신 대표는 전남 영광에서 태어났지만 고추 장사를 했던 선친을 따라 익산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때 선친이 작고하면서 학교를 그만두고 지난 1974년 익산 중앙시장에서 선친의 가게를 이어 고추 도·소매를 시작했다.

 

"사실 공부를 못하기도 했어요. 당시 수집상 아저씨들을 따라다니며 돈 버는 재미를 먼저 알았어요. 70년대 초인데도 하루 나가서 일하면 쌀 1~2가마니 값을 벌었으니까요. 농산물은 현금 장사여서 그때부터 수중에 돈이 떨어지지 않았죠."

 

이후 지난 1983년 익산 북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취급 물량도 다양해졌다.

 

"원래는 고추만 전문으로 했는데 거래처에서 마늘이 필요하니 한번 해보라고해서 시작했어요. 현재 양파는 부수적으로 하고 계절별로 나오는 작물도 때때로 거래합니다. 농산물 거래는 위험부담이 크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어 30년 넘게 하고 있어요."

 

▲유통에서 제조업으로 확대

 

신 대표도 외환위기를 피할 수는 없었다. 경기 침체와 예측 불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벌었던 자금을 대부분 소진하며 새로운 출발을 했다. 이후 지난 2004년 법인을 설립하고 2007년 전국단위의 사업을 전개하면서 ㈜호남농산에서 ㈜에이치엔지에프로 사명을 바꿨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가공업으로 업종을 확대했다. 지난 2008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본부의 지원으로 도내 고추가루 공장으로는 최초로 해썹(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s·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 인증을 받기도 했다.

 

"당시는 해썹 초기라서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1년을 준비했는데 해썹 시설에 대한 매뉴얼이 없어서 모든 위해 요소 변수를 업체가 알아서 제거해야 했어요. 기계를 분해해서 먼지가 나오면 불합격일 정도라 직원들이 밤낮없이 고생했죠."

 

이후 주력 품목인 고추·마늘은 위험부담이 줄었다. 농산물 가격이 폭락·폭등해도 일정한 기간은 단가를 맞주며 매출을 유지했다.

 

"설비 규모는 농협을 제외하고 국내 최고입니다. 아무리 고품질의 원재료를 쓴다해도 정제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가면 바로 유해 식품이 되기 때문에 가공 과정에 공을 들여야 합니다. 물론 유혹도 많습니다. 저렴한 원재료를 섞으면 단가를 싸게 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싸고 좋은 물건은 없어요. 저렴한 원가에 맞추려면 좋은 재료를 쓸 수가 없기 때문이죠."

 

▲경험과 직관에서 남보다 앞서야

 

흔히 농산물은 하늘과의 동업이라고 표현한다. 중간 도매상인 신 대표는 연륜과 직관을 강조했다.

 

"농산물 거래는 하늘의 뜻을 많이 아는 사람이 웃을 수 있는 분야입니다. 스스로 느끼고 판단해야 하죠. 수매·판매 시기가 뒤떨어지면 바로 손해이기 때문에 판단력이 남보다 앞서야 합니다. 농산물 수매 기간은 1주일에서 열흘뿐입니다. 그 시기에 맞춰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기회를 놓치면 물량을 확보할 수 없죠. 가장 쌀 때 사서 다른 수집상보다 조금 먼저 싸게 파는 기회를 포착하는, 동물적인 감각이 관건입니다."

 

농산물은 이상 기후와 운반 과정의 손실 등으로 폭락·폭등의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위험 감수 여부가 의사 결정 관건이다.

 

"나는 겁이 없는 성격이에요. 하지만 90% 확신이 들 때 움직여요. 예를 들어 30억원 어치를 미리 수매했는데 가격이 폭락했을 경우, 그 위험을 감당할 수 있어야 이 업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정보싸움인데 거래상에게 알려지지 않는 물량이 갑자기 시장에 나오면 금세 시세가 100원~200원씩 떨어집니다."

 

농산물 거래는 불확실성이 많은 분야인 만큼 신 대표는 욕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농산물은 위험부담이 크지만 일반 제조업에 비해 3배 이상, 약 20% 이상의 수익률이 납니다. 하지만 경험상 욕심을 부리면 그 정도의 손실이 따라 옵니다. 사업은 노력한 정도의 결과만 있으면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주는 경영만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열쇠입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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