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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전북인] 부안 출신 이광영 대한석탄공사 감사

"할 수 있다 자신감·자긍심으로 지역발전 힘 모았으면"

10년 만에 찾아온 가을 한파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10월에 맞은 겨울 못지 않은 찬바람이 사람들을 움츠리게 하고 있다. 추위는 특히 서민들에게 더 매섭다. 갑작스런 추위에 연탄공장들이 바빠졌다. 곳곳에서 서민들에게 전해지는 사랑의 연탄이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연탄은 아직도 서민들의 겨울을 이겨내는 든든한 동반자다.

 

30년 넘게 언론계에서 일하다 지금은 대한석탄공사 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광영씨(66)에게 연탄의 부활(?)은 어떤 감상으로 다가오고 있을까.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이 감사를 만나 고향 얘기와 최근의 활동상을 들어봤다.

 

이 감사는 부안군 행안면 출신이다. 지금은 폐교가 된 고성초등학교와 부안중, 전주고를 거쳐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당시는 신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과 함께 전북일보에 기자로 입사해 32년여 동안 정경부장·편집국장·출판국장·논설위원·주필·상무이사를 지냈다.

 

그의 언론계 경력은 화려했다. 주로 정치부에서 기자로 활동한 그는 입사 13년 만에 정경부장을 맡았고, 20년 만에 편집국장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 감춰진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남들은 화려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면에는 어려운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초년 기자시절 스물 여섯의 젊은 나이에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전북도청을 출입하게 된 그는 나이를 속이며 활동했다.

 

"도청 과장들이 '나이가 몇이냐'고 묻길래 10살을 올려 서른 여섯이라고 했더니 그래도 젊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그는 지금도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나이를 잊고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 그도 이제는 나이를 실감한다고 했다. 이제는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 '내 나이가 벌써 이렇게 됐나'하고 가끔 놀란단다.

 

편집국장 재임 당시에는 지금처럼 신문사가 많지 않아 신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모든 판단과 결정을 혼자 해야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누구랑 상의도 할 수 없는 외로운 자리여서 고민이 많을 땐 잠도 오지 않아 새벽마다 전주 동물원 인근 조경단에 나가 상념에 젖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보람도 많았다고 했다. 정부가 공약했던 군산 외항개발사업이 다른 지역에 밀려 터덕일때 과감한 기사로 지역여론을 선도하는 등 전북 발전을 위한 언론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기억들이 많다고 했다.

 

전북일보 상무이사를 끝으로 언론계를 떠난 이 감사는 한때 정치에 몸을 담기도 했다. 한나라당 전북도지부 수석부위원장 겸 사무처장과 고창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았었다.

 

지난 2008년 대한석탄공사와 인연을 맺게 된 그는 침체돼 있던 공사 내부의 사기진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국내 주요 난방연료였던 연탄이 석유와 가스 등에 밀리면서 석탄산업은 사양산업이 되어갔고 석탄공사도 침체의 길에 접어들면서 내부 분위기가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사실 대한석탄공사는 1950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공기업이다. 석탄광산의 개발을 촉진하고 석탄의 생산·가공·판매 및 부대사업을 운영해 석탄수급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금도 석탄은 발전소 가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에너지가 다변화되면서 옛 영화를 되찾긴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 감사는 "석탄공사가 최근에는 무연탄가스화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석탄공사는 올해 초 국내 무연탄과 폐플라스틱(분리수거된 과자봉지류, 폐비닐류 등) 및 바이오매스를 혼합해 성형연료를 만들고, 다시 이를 가스화시켜 청정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3월에는 전남 화순군 화순광업소에서 '바이오매스 혼합성형연료 가스화장치 개발' 준공식을 가졌다. 무연탄가스화 장치는 1.5톤급의 석유보일러 대체효과가 있고 400명 정도의 목욕수 공급과 사무실 난방용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이 감사는 "국내 무연탄을 활용한 가스화 기술개발은 무연탄·폐플라스틱·바이오매스 성형연료의 가스화로 생성되는 합성가스 제조기술 덕분에 가능했다"며 "상용화되면 화학공장, 제지공장, 목욕시설과 같이 중소형 유류 보일러의 대체 열원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석탄공사는 해외사업 진출에도 노력하고 있다.

 

석탄공사는 몽골 '누르스트 홋고르' 광산개발에 나서 두 차례 예비조사를 했고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최종 매장량 평가 작업을 맡겼다. 석탄공사는 누르스트 광산의 51% 지분을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누르스트 광산에서 연간 70만톤을 생산하면, 해마다 62억원의 이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이 감사는 석탄공사와 인연을 맺으면서 전북을 떠났지만 가슴속엔 항상 고향을 담고 산다.

 

그는 "전북일보 서울지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삼수회 재건과 재경 전북도민회 창립에 열정을 쏟았던 기억이 새롭다"고 했다.

 

전북출신 공직자 모임인 삼수회는 1980년대초 지방색을 싫어하던 5공화국 분위기때문에 사실상 와해됐는데 이 감사가 적극 나서 부활시켰다. 삼수회는 현재 전북출신 공직자들의 화합은 물론 고향발전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감사는 "당시 재경 전북도민회 창립도 적극 추진했지만 성사 단계에서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돌아선 전북출신 기업가들의 외면으로 무산됐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뜻있는 여러 분들이 힘을 모아 재경도민회가 만들어졌고,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는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 고향의 품 안에서 지역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생각"이라며 "도민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잃지 말고 전북 발전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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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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