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피변전소-새만금 송전선로 3년째 '터덕'…지자체 '나몰라' 문제
(군산=연합뉴스) 임 청 기자 = 세계적 태양광 소재(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가 14일 10조원 투자계획을 돌연 유보키로 한 것은 '전력난'이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지난 2006년 군산에 폴리실리콘 제조공장을 설립한 OCI는 때마침 세계적으로 불어온 친환경 에너지 개발붐에 힘입어 그동안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뒀다.
올해 생산 규모만을 놓고 볼 때 미국 햄록, 독일 바커에 이어 세계 3위 폴리실리콘 소재 생산 업체로 올라선 OCI의 현재 수주 물량만도 110억 달러에 달할 정도다.따라서 OCI는 이 같은 대규모 물량 공급을 위해서는 라인확충이 불가피하다고보고 지난 8월 전북도, 군산시와 함께 새만금산단 전체(1천870㏊) 부지중 1공구(47만평) 매입을 위한 투자협약을 급하게 체결했다.
현재 군산시 소룡동의 1공장에 4단계 라인증설을 추진 중인 OCI는 당장 내년부터 2020년까지 또다시 새만금산단 1공구에 10조원을 들여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었다.
이는 2020년 전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의 20%를 점유해 전 세계 1위의 폴리실리콘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새만금산단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할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건강과 환경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공장을 지어도 이를 가동할전력을 마련할 수 없는 형국이 돼 문제를 낳고 있다.
한전과 전북도, 군산시는 새만금 산단에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2007년부터 군산 임피변전소에서 새만금 현장에 이르는 38㎞ 구간의 지상에 송전선로를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여태껏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주민들의 반발 속에 한전과 전주지방환경청간의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쉽사리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결국 이번 사태를 부르게 된 것이다.
이날 박준영 OCI 군산공장 부사장겸 공장장이 투자 보류를 공개적으로 언급한데에는 전북도와 군산시에 대한 그동안의 섭섭함도 배어 있다.
박 부사장은 이날 "전북도와 군산시가 지난 8월에 가진 투자협약에서 '올해 말까지 새만금 산단의 전력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인제 와서는 노력하고 있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기업에게는 생산 못지 않게 설비투자 시점이 중요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수 밖에 없다"며 공장설립의 시급함을 강조했다.
결국 자치단체장들이 투자유치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놓고 유치기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나몰라라'는 식으로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 박 부사장의 지적이다.
사실상 OCI의 투자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추진 중인 국내외 기업유치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공구에 OCI를 유치해놓고 이를 중심축으로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국내외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이러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전력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새만금산단에 당장 공장을 짓겠다고 달려드는 기업들이 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 측도 "OCI의 전격적인 발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면서 "당장 섭외 중인 기업들의 협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며 정확한 사태추이파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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