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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전북인] 황의영 NH무역 대표

"전북, 농산물 수출 확대 발벗고 나서야"

"시골 출신이 발령받은 첫 부임지가 강원도 산골짜기라니…. 그만 둬버릴까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37년간 '농협맨'의 외길 인생을 살아온 황의영 NH무역 대표(59)는 농협에 첫 발을 디뎠던 옛 기억을 떠올리며 감회가 새로운 듯 했다. 주변에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없었던, 속칭 '줄 없고 빽 없는' 시골 총각의 강원行은 오히려 오기와 열정을 키워주는 동기가 됐다.

 

"처음 시작하는 일인데… '한 번 해보자'는 각오를 다졌지요."

 

1974년 농협중앙회 강원도 화천군지부 서기로 농협과 인연을 맺은 황 대표는 '일로 승부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주어진 일에 매진했고,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조직내에서 "황의영에게 일을 시키면 믿고 맡길 만 하다"는 인식이 정착됐고, 이런 평가는 황 대표에게 갈수록 든든한 '빽(배경)'이 됐다. 어느 부서에 추천할 사람이 필요하면 어김없이 황 대표가 먼저 꼽혔다.

 

깔끔한 일처리를 인정받은 황 대표는 주로 인사·기획·교육 등 요직부서를 두루 거치며 더욱 내실을 쌓아갔다.

 

횡성군지부 등 강원지역 근무를 거쳐 천안군지부 차장, 교육개혁단장, 회원지원부 부부장, 진안군지부장, 안성교육원장, 예금자보호기금 사무국장 등을 역임한 황 대표는 농협에 입사한 지 33년 만인 지난 2007년 전북지역본부장으로 금의환향했다.

 

이후 농협중앙회 신용담당 상무(상호금융 총본부장)를 거쳐 지난 14일 NH무역 대표에 취임했다.

 

황 대표는 진안군 안천면 백화리가 고향으로 안천중과 전주상고(지금의 전주제일고), 전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용담댐 건설로 안천면 상당지역이 수몰됐지만 그의 고향은 다행히 수몰 대상지역에는 포함되지 않았단다.

 

그는 농협 전북지역본부장으로 재임할 당시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스스로 도내 곳곳을 누볐다. 재임 2년간 100여개 회원조합을 모두 방문했을 정도다. 논농사 만으로는 잘 살기 어렵다는 점을 농민들에게 강조하며 1조합 1특화작목 육성을 적극 추진하는 등 지역경제와 농업 발전을 위해 애썼다.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총본부장으로 일할 당시에는 1700억원 적자를 4000억원 흑자로 돌려놨고, 상호금융부문 자산을 50조원으로 늘리는 등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중앙회 상무를 거쳐 NH무역 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 그는 "수출 농업의 희망을 일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우리나라의 우수 농산물이 세계속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NH무역은 1990년 설립된 농협중앙회 첫 번째 자회사. 전국 농협에서 농업인들이 생산한 우수한 품질의 1차 농산물과 김치·유자차·인삼 등 농산 가공식품을 일본·미국·유럽 등 세계 30여국에 수출하고, 농업에 필요한 비료·종자·축산자재 등을 수입해 보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황 대표는 수출 농업을 위한 선결과제로 우리 농산물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우수 농산물 생산단지를 만들어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여기에 농협중앙회는 물론 국가적 지원이 함께 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농업을 예로 들었다.

 

"이스라엘은 농산물의 90%를 자급합니다. 그렇지만 수출도 활발합니다. 농산물 수출을 전담하는 전용 수송기가 5대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5대양 6대주를 향해 매일 비행기가 날아오릅니다."

 

전날 이스라엘에서 생산된 꽃이 다음날 미국 뉴욕시장에 상장될 정도로 수출 농업의 구조가 체계적이고 튼튼하다는 것.

 

그는 우수 농산물 생산과 함께 수출 농업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올해 중국 시장 개척과 일본 및 뉴욕시장 활성화를 중요한 목표로 꼽았다. NH무역은 현재 중국사무소 개설을 준비중이다. 친환경·유기농 농산물로 13억 인구의 거대시장 중국에 안전한 먹거리를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연내에 확보하겠다는 것.

 

그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지만 그렇다고 자만하지는 않았다.

 

"세계 각국과의 FTA 등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국내외적인 농업환경이 농산물 수출을 확대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우려도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는 "우리 농산물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우리의 농업기술력으로 대응하며 품목에 따라 국제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고품질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노력 여하에 따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직의 화합과 활력에도 특히 신경쓰고 있다. "취임사에서 가장 먼저 농업인을 사랑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화합하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고 역설했다"고 소개했다.

 

황 대표는 고향 전북에 대해서도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전북 농산물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도내 농민들도 무엇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품질좋은 우수 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애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며 농민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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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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