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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무대로 전락한 프로축구 컵대회

프로축구 K리그 컵대회가 애물단지로 여겨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규리그와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구단이 한 시즌 치를 수 있는 대회를 모두 놓고 볼 때 리그 컵대회는 사실 우선순위에서 맨 뒤로 밀려나 있다.

 

리그 컵대회에서 우승해도 별다른 이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K리그(1∼3위)와 FA컵(우승)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걸려 있고, 아시아 무대로만 나가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리그 컵대회 우승팀에는 상금 1억 원이 돌아가는 것이 고작이다.

 

우승 상금도 정규리그(3억원), FA컵(2억 원), AFC 챔피언스리그(150만 달러·약 16억원)보다 적다.

 

그러다 보니 리그 컵대회는 주축 선수들을 빼고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로 치르는 팀이 많다.

 

지난 20일 컵대회 3라운드 원정에 나선 한 팀은 주축 선수들을 아예 한 명도 데려가지 않았다. 이 팀의 선발진에는 지난주 2군 리그(R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한 선수가 다섯 명이나 포함됐다.

 

물론 한 시즌을 치러내려면 팀 사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느 팀은 "실전을 통해 원하는 조직력을 다져나갈 수 있다. 프로 선수라면 1주에 두 경기씩 치르는 것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며 베스트 멤버로 컵대회를 치르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다.

 

이에 반해 어떤 팀은 "우리는 선수층이 얇아 정규리그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리그는 장기 레이스다. 우리 팀 현실에 맞게 운영하겠다"며 남은 컵대회 경기도 2진급 선수들로 치르겠다고 강조한다.

 

프로축구연맹도 리그 컵대회 운영 방식을 놓고 많은 고민을 해왔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리그 컵대회를 없애려 해도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대부분 팀은 정규리그만으로는 경기 수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어느새 리그 컵대회는 축구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컵대회 3라운드 6경기의 평균 관중은 2천257명이었다.

 

주중에 열렸다고 하지만 포항-대구 경기에 7천817명이 들어왔을 뿐 울산-강원(983명), 광주-전남(847명) 경기에는 관중이 1천 명도 안 됐다.

 

왜 경기를 보러오지 않느냐고 축구팬에게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실상의 2군 리그인데다, 그렇다고 K리그와 리그 컵대회 입장권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맥빠지고 볼 것 없는 경기는 팬뿐만 아니라 대회 후원사에도 미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로축구연맹은 다음 달 예정된 울산-제주의 K리그 홈 경기를 울산 홈 팬들의 반발을 떠안으면서 타이틀 스폰서의 본사가 있는 충남 서산으로 옮겨 치를 만큼 후원사를 배려하고 있다.

 

2군 리그로 전락한 컵대회를 바라보는 후원사의 심정은 어떨까?

 

"총재가 열심히 뛰어 스폰서를 구해왔는데 이런 식으로 컵대회를 치르면 내년에는 누가 후원사로 나서겠느냐"라고 반문한 한 K리그 감독의 말은 리그 전체의 미래를 생각해서 새겨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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