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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 중앙초 선수들 "인조잔디구장 제일 필요해요"

도내 유일 초등 여자축구…전국소년체전 앞두고 '땀 뻘뻘'

소년체전을 열흘 앞둔 18일 삼례 중앙초(감독 강석두) 여자 축구부 선수들이 이 학교 골대 앞에서 홍성필 감독(왼쪽)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desk@jjan.kr)

완주군 삼례읍은 도내 여자 축구의 메카다. 여자 축구부가 있는 삼례 중앙초·삼례여중·한별고가 모두 이곳에 있다. 선수층이 두터운 남자 축구가 피라미드 구조라면, 여자 축구는 피라미드를 엎은 모양이다. 선수층이 얇으니 선수가 부상을 당해도 쉴 수가 없다. 재활도 더디다. 최소 엔트리(entry·참가 선수) 11명을 채우기도 벅차다. 여자 축구가 위로 올라갈수록 남자 축구보다 꽃피울 확률이 높다는 점은 모순이지만, 희망적이다.

 

소년체전을 열흘 앞둔 18일 삼례 중앙초(교장 강석두) '승리관'. 이 학교 여자 축구부(감독 홍성필) 선수 15명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2007년 12월 창단된 삼례 중앙초 여자 축구부는 2009년 9월 그해 '추계 한국여자축구연맹전'에서 창단 후 첫 승을 거둔 뒤 지난해 전국 대회 예선 통과, 올해 '여왕기 여자축구대회'(4월)와 '춘계 한국여자축구연맹전'(5월)에서 각각 8강에 오르는 등 기량이 날로 늘고 있다.

 

"그때는 만날 지기만 해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지금은 골도 많이 넣고, 분위기도 예전보다 좋아졌어요."

 

4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주장 김현정(6학년)이 "(올 춘계 연맹전에선) 서울 우이초를 7-0으로 이겼다"며 팀의 달라진 위상을 '증언'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부상을 당한 적이 없어 별명이 '무쇠다리'인 그는 "세계가 알 만큼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백도희(6학년)와 노진영(5학년)은 올들어 두 차례 전국 대회에서 각각 5골씩을 기록할 만큼 킥(kick) 감각이 물이 올랐다.

 

팀의 막내인 진선미와 오은미(이상 4학년)는 올초 홍성필 감독(45)이 부안초에서 직접 데려 왔다. 수줍음이 많은 오은미가 "집에 가고 싶어요. (축구를) 그만두고 싶어요"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언니들이 '미스코리아'라고 부르는 진선미는 '커서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는 물음에 또래 4명 중 유일하게 손을 번쩍 들었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배예인(6학년)은 지난해 11월 축구를 하기 위해 봉동초에서 전학왔다. '지메시' 지소현(20·고베 아이낙)을 들며 "남자가 하는 것보다 여자가 하는 게 멋있게 보여서 축구를 시작했다"는 그는 "(올 여왕기에서) 상대 선수한테 오른발 복숭아뼈가 까여 4주 동안 기브스를 했지만, 축구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학교 선배 중 누구를 제일 본받고 싶냐'는 물음에 아이들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김)지애 언니요"라고 외쳤다. 올해 삼례여중에 입학한 김지애에 대해 후배들은 "최종 수비부터 센터 포워드까지 못 하는 게 없다. 만능이다"고 극찬했다.

 

"제일 필요한 거요? 인조잔디구장이요."

 

아이들은 매일 방과 후 인조잔디구장이 있는 삼례여중에 가서 훈련을 한다. 아직 삼례 중앙초 운동장은 맨땅이다. 그래도 홍 감독은 올 소년체전을 낙관했다. 그는 "예선 첫 상대인 제주 선발 팀에 속한 제주 도남초를 올 여왕기에서 3-0으로 이겼다"며 "그 뒤에 맞붙을 울산이나 대전도 약체여서, 두 경기만 잡으면 동메달까지는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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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 goodpe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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