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운 2골' 부산에 1대 2 '아쉬운 역전패'
사자가 방심한 사이 쥐에 물리고 말았다.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자랑하는 전북 현대(감독 최강희)가 한 수 아래라 여겼던 부산 아이파크(감독 안익수)에 당했다.
전북은 15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1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부산에 1-2로 역전패당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FA컵은 프로와 아마 축구를 통틀어 한국 클럽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
현재 9승1무3패(승점 28점)로 K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에 정규리그 8위(4승5무4패·승점 17점)인 부산은 애초 어깨를 겨룰 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래서였을까.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52)은 사흘 뒤인 18일 제주와의 K리그 홈경기를 대비해 '라이언 킹' 이동국(32)과 루이스(30), 에닝요(30), 이승현(26) 등 1군 선수 대신 '크로아티아 특급' 로브렉(32)과 김동찬(25), 김형범(27), 조성환(29), 최철순(24) 등 1.5군을 선발로 내보냈다.
경기 초반만 해도 전북은 여유만만했다. 첫 골도 주장 이동국 대신 완장을 차고 나온 조성환의 머리에서 나왔다. 전반 4분 왼쪽에서 김형범이 올려 준 코너킥을 조성환이 그대로 헤딩슛으로 연결해 성공시킨 것. 뒤쫓는 부산은 거친 몸싸움과 태클로 맞섰다. 전반전에만 두 팀은 4개의 경고(전북 3개·부산 1개)를 받았다. 격앙된 두 팀 선수들은 주심의 애매한 판정으로 사사건건 승강이를 벌였고, 관중석에선 육두문자가 터지기 일쑤였다.
전북은 전반 26분 김형범의 강한 프리킥과 전반 34분 진경선(31)의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의 슈팅, 전반 38분 황보원(24)의 골문 앞에서의 슈팅 등 부지런히 골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부산 골키퍼 전상욱(32)의 선방에 막혔다.
부산은 전반 44분 주장 김창수(26)가 프리킥 기회에서 동료가 살짝 내준 공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강하게 때려 전북 문지기 김민식(26)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1-0으로 전반전을 마친 전북은 이대로 경기가 끝나기를 바랐지만, 부산엔 한상운(25)이라는 '걸물'이 있었다. 한상운은 후반 10분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을 그대로 골로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조급해진 최강희 감독은 후반 13분 손승준을 빼고, 이동국을 들여 보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한상운은 후반 19분 다시 프리킥으로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설상가상 전북은 후반 25분 코너킥 과정에서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한 조성환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후반 26분 '에이스' 루이스와 에닝요까지 투입했지만, 허사였다. 후반 45분 이동국이 상대 골 에어리어 근처에서 터닝슛을 노렸지만, 공은 골문 왼쪽을 살짝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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