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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과 협동조합

기사승인 2017.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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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철상 신협중앙회 회장
요즘 금융권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4차 산업혁명은 로봇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낸 혁명을 말한다.

문득 영국에서 발생한 산업혁명을 곱씹어보게 된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유독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중 하나는 공장가동에 석탄이 필수인데, 영국에는 노천광산이 많아 석탄을 쉽게 채굴할 수 있었다. 또한 아동 노동력을 포함해 값싼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화의 그늘에는 도시빈민과 실업자 양산, 급격한 공동체 붕괴로 불신풍조와 인간소외, 특히 고리대금의 횡행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독일로 전파되었고, 1849년 자본가들의 경제적 수탈에 맞서 영세수공업자들과 소작농들이 모여 금융협동조합을 설립한다.

바로 세계 최초로 성공한 첫 번째 신협인 라이파이젠 신협이다.

이후 라이파이젠 신협은 상인 중심의 시민은행과 합병하며 명실상부한 독일의 대표적인 금융협동조합으로 자리잡게 된다. 라이파이젠 신협의 성공사례는 전세계로 퍼졌고, 고리대금에 시달리던 많은 서민들은 ‘신협’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됐다.

한국신협도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친 세계신협 역사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6·25 전쟁 직후 집도 없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등 생활이 매우 어려웠다.

1960년 5월 미국인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는 전후 경제적 문제를 협동조합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부산성가신협을 설립했다. 당시 한국신협은 해외신협과 협동조합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

특히 독일 미제레오재단의 지원으로 연수원을 건립해 교육을 통한 신협운동을 전개했고, 그 결과 이제 자산 80조원의 세계 신협 4위국의 대표적인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과연 1차 산업혁명 당시 일어났던 빈곤과 인간소외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모두 해결한 것일까.

안타깝게도 여전히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특히 많은 저개발 국가들의 사정은 더욱 녹록치 않다.

이에 한국신협은 반세기 전 해외 신협의 지원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 가난하고 소외된 저개발국 아시아인들에게 ‘자활’과 새로운 삶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로, 그 책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118개의 신협이 ACCU(아시아신협연합회) 후원 회원으로 결연을 맺어 저개발 국가의 신협 설립을 지원하고 있으며, 신협사회공헌재단을 통해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등 해외 의료봉사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올해 말 개최될 ‘국제협동조합 교육과정’을 통해 향후 2~3년 내 한국형 신협 모델도 아시아신협국에 전파할 계획이다.

한국신협은 57년 전 받은 후원의 손길을 더 큰 나눔으로 되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연대와 상생’의 철학을 지닌 협동조합의 가치라 믿기 때문이다.

장밋빛 전망의 4차 산업혁명 시대, 화려한 기대만큼 1차 산업혁명의 그늘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의 그늘에서 탄탄하게 성장한 협동조합의 성공사례와 가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복잡다기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키가 될 것이란 점 또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고 desk@jjan.kr

<저작권자 © 전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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