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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외모에 민간한 아이



 

등학교 2학년인 세경이네 집 등교 시간. 세경이 엄마는 매일 아침 딸과 전쟁(?)을 벌인다. 가방을 챙기기 보다는 이 옷 저 옷 입어보고 외모에 신경쓰느라 지각하기 일쑤기 때문.


 

반면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호준이는 엄마가 옷을 골라주지 않으면 어제 입었던 옷이라도 상관 않고 아무 옷이나 걸치고 나가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어떤 때는 심하게 장난을 치다가 옆 솔기가 튿어진 옷을 입고 있어 갈아 입으라고 했는데도, 괜찮다며 그냥 등교한 적도 있다.


 

이 처럼 유난히 멋을 부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너무 자신을 가꾸는데 소홀하거나 의도적으로 멋내기를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외모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아이


 

외모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아이들의 경우 남자아이나 여자아이 모두 자신을 가꾸기 좋아하는 여성성이 특히 부각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좌절감이나 열등감이 도사리고 있는 아이들도 자신을 포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멋부리기에 치중하곤 한다. 또 거울 앞에서 자신을 치장하는 시간이 많은 엄마를 보고 자란 아이도 그런 습성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된다. 늘 남보다 앞서야 직성이 풀리는 욕심 많은 아이들도 항상 남보다 튀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외모를 가꾸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외모에 무관심한 아이


 

외모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들 중에는 남녀 모두 자신의 여성성을 매우 잘못되고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비난 받은 경험으로 인해 멋내기를 거부하거나 외모에 관심 갖는 것 자체를 비하하고 의도적으로 거부하게 된다.    


 

집에서 엄마의 파워가 아빠보다 강하다고 느낄 때 자신의 여성성을 의도적으로 거부함으로써 ‘엄마를 무시했다!’는 만족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자존심이 강하고 남들에게 지기 싫어하는 아이가 남들보다 외모가 뒤떨어진다고 느낄 때도 의도적으로 멋내기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외모에 자신감이 없어서 아예 포기한 아이들에게서 이런 태도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외모에 관심이 있는 것과 없는 것 모두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아이와 무조건 실랑이를 벌이거나 윽박지르기 전에 먼저 아이의 심리상태와 발달과정을 잘 살펴본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달과정에 따른 외모의 관심도와 전문가의 조언


 

전주 다솜신경정신과 이문숙 원장은 자녀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아이들의 발달 과정과정과도 상관관계가 깊다고 진단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처음으로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때는 만 3~4세 무렵. 이 때부터 아이들은 무엇이든 스스로 하려고 하고 자기 고집이 강해진다.

 

옷을 입거나 고를 때도 자기 주장을 내세우고 싶어한다.

 

즉 아이가 어떤 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피울 때는 선호도와 함께 엄마와의 힘 겨루기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럴 때 아이의 요구가 잘못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혼내거나 아이의 의사를 거절하면 한창 자라나는 자율성과 자신감을 손상시킬 수 있다.

 

적절한 선에서 아이의 의사를 받아들여주는 것이 좋은데,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의 한계는 명확히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6~7세 무렵이 되면 좀 더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이성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하면서 남자아이는 파랑이나 녹색, 검정 등 남성성을 상징하는 색깔과 디자인을 선호하고, 여자아이는 분홍, 노랑 등 여성성을 강조하는 색깔과 디자인을 좋아한다.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나 남자친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멋내기에 노력하는 아이들도 있다.

 

이 때 부터는 옷을 입을 때는 색깔과 디자인을 어떻게 매치시켜서 입는 것이 좋은지 그때 그때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스스로 멋지게 코디했을 때는 칭찬을 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이 시기의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엄마가 보기에 좋은 옷만 강요해서 입히면, 자칫 의존성이 강하고 창의력이 부족하며 소극적인 아이가 되기 쉽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고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멋을 내기 시작한다. 사춘기의 전기에 해당하는 이때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자신에 대한 관심 또한 많아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뚱뚱한 아이나 키가 작은 아이 등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아이들이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외모로 인해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것도 이 시기이다.

 

아이가 어떤 부분에 콤플렉스가 심한지 부모가 충분히 대화를 해서 알아보고 그 부분에 대해서 가능한 한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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