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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상상을 현실로 - 김귀녀

김귀녀(전주 여성의전화 대표)

‘가끔씩 만나서 차를 마시며 情을 나누는 마을’ ‘문화혜택을 골고루 받는 마을’ ‘아이들이 잘가꾸어진 동네 공원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마을’ ‘술집이 없는 마을’ ‘여성폭력이 없으며 밤길을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마을’ ‘어려울 때 서로 돕는 마을’ 등.

 

위 내용은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 ‘상상을 현실로’ 라는 슬로건을 걸고 지난 11월 둘째주말 이틀 동안 대전에서 전국의 여성의전화 지부 활동가들과 지역의 아줌마 회원들이 참가한 지역운동 축제에서 나왔던 내용의 일부분이다.

 

전주여성의전화도 전주시 대성동 주민을 대상으로 지역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운동은 여성들이“평등가족 평화마을”을 만들어 우리 모두가 질 높은 삶을 살아보자는 운동이다.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낯설어하고 참여하기를 꺼려하던 아줌마들이 만나는 회수가 늘어나고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의식이 날로 깨어나고 있음을 볼 때 여성들이 하나로 뭉치면 큰일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주는 것이 큰 수확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걸림돌은 낙후 된 곳에서 살고 있다는 그들의 패배주의다. 교통이 불편하고 자녀교육 환경이 열악해도 참아 내면서 어서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 애정을 갖지 않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마을 앞으로 내가 흐르고 뒤에는 공기 좋은 산이 있어 자연과 공존하며 살고 있는 것에는 고마움을 모르고 있다. 건강한 아기들의 웃음소리가 있고 초등학생들이 밝게 뛰노는 전주시 변두리 지역에서 서울과 대도시로 사람들이 떠나 버린 농촌지역과 같은 공동화현상이 일어난다면 전주시 발전에 대한 진단을 마을에 살고 있는 아줌마들이 나서야 되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한 무관심이 낙후을 더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여성들이 깨달아서 마음을 모은다면 그 것이 바로 패배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오래 전에 보았던 영화가 생각난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던 줄리아로버츠가 주연했던 ‘에린브로코비치’. 대기업에서 크롬성분이 유출되면서 인근마을 사람들을 병들게 하는데 6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동의를 받아내면서 대기업과 싸움에서 이겨내 거액의 보상비를 받아내던 주인공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세상을 위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면 꿈을 잃지 않는 한 그런 숭고한 기회는 누구나 찾아온다고 말하던 주인공의 말을 지역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리고 힘을 싣어주고 싶다. 아줌마들이여 일어나! 일어나라고!

 

/김귀녀(전주 여성의전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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