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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새만금에 '상상력'을 불어넣자 - 이상직

이상직(KIC 회장)

세계최장 방조제(33km)와 서울 여의도 140배 면적의 간척지(4만100ha)를 가진 ‘기회의 땅’이 열렸다. 세계의 ‘부’를 끌어들이고 있는 중국과 마주하고 있고, 깊은 수심으로 수십만 톤급의 대형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15km 활주로를 만들어 우주항공 산업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이 나올 정도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전라북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와 정치인 그리고 모든 도민들의 노력과 희생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지역 출신 기업인으로서 감개무량하기도 하다. 특별법이 통과되던 날 지역출신 몇몇 기업인들과 의기투합하여 술잔을 기울였는데, 지역이라는 연(緣)의 깊이가 새삼 느껴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전북도민의 노고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냅니다.)

 

세계경제에 민감한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간혹 ‘아시아시대’라는 단어를 쓰곤 한다. 줄곧 태평양 건너 미국을 바라보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황해 건너 중국으로 눈이 자연스럽게 돌려지고 있는 변화를 표현한 말이다. ‘아시아시대’는 미래학자인 존 내이스비츠(John Naisbitt)가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이 서양에서 아시아로 그것도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21세기 메가트렌드의 하나임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결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 속도로 볼 때, 경제학자들의 예측대로 2025년에는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세계 GDP의 50% 이상이 아시아로 쏠리게 될 것이다.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으로 유명한 폴 케네디(Paul Kennedy) 예일대 교수는 더 나아가 “21세기에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이 아니라 중국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흡수하는 산업부문을 전략적으로 채택,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값싼 노동력도 광대한 시장도 없는 한국을 냉정히 평가한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도 장기적 관점에서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 대한 해답을 금융 등 지식기반에서, 중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물류에서, 그리고 관광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새만금을 유난히 주목하고 있는지 모른다. 새만금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 중국의 푸동과 같이 지식과 물류 그리고 관광이 집적할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특별법이 현실화되기 위해서 경제자유구역지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한다. 적기에 외자를 유치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필수적일 것이다. 한편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른 다른 지역의 반발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 새만금을 동북아의 산업, 물류, 관광 허브로 개발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고, 아님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다른 지역의 지자체가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상상'해봤다. SOC에 투자하여 개발이익을 투자자가 공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새만금은 국민소득 4만불을 이끌어야할 국가적 규모의 프로젝트가 아닌가. 외자유치를 반드시 해외에서만 하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지자체와 주식회사를 설립하듯 공동으로 투자하여 장차 발생하는 부의 효과와 이익을 전북도민과 함께 다른 지역 주민들도 직간접적으로 향수하자는 것이다. 60~70년대 對일본이라는 입지로 부산과 울산 그리고 포항 등이 개발되면서 발생한 이익을 여타 지역에서는 전혀 공유하지 못하지 않았던가. 필자는 지자체가 재정을 운용할 때 적법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투자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새만금의 성공적인 개발을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함을 누차 강조하고 있다. 알다시피 새만금 방조제 공사의 첫 삽을 뜬지 벌써 17년이 지났다. 애초에는 농지목적으로 조성되지 않았던가. 시대의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실기하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새만금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보자.

 

/이상직(KI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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