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새벽메아리] 녹색성장, 자전거도시 - 김길중

김길중(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사무국장)

활보하는 자전거 틈 속에서 진땀 빼는 차량 운전자와 달리 여유와 생기가 넘쳐나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의 풍경, 우리 현실과 정반대지만 공상은 아닌 오늘 지구촌에 존재하는 풍경을 전주에 적용해 본 나의 '희망'이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을 간략히 소개하고 본론에 들어가고자 한다. 100만이 넘는 수도지만 도심 도로에 자동차와 나란히 자전거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전용차선이 있다. 차선이 남아서 내준게 아니라 자전거가 한몫을 차지한 것이다. 운하를 오가는 배와 경전철 등 다른 교통망과 연계되어 있고 자전거를 실고서 목적지까지의 이동도 가능하다. 자전거의 수송 분담율이 43%, 자전거와 연계된 대중교통 이용자가 60%에 달하는 등 자전거를 통해 도시가 움직인데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화두에 올리며 자전거 산업 창출까지 말하고 많은 지자체들이 자전거도시 만들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는 '사람'이 빠진 '산업'을 이야기하는 속빈강정이며, 말이 녹색일뿐 실은 그에 반하는 행보라 비판 한다. 뒤에 언급할 전주의 경험처럼,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추진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주시도 오래전부터 자전거도로 확충과 전담부서 운영, 조례제정 등에 나서면서 자전거도시 선두반열에 선바 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평가가 호의적이지 못하다. 자전거도로 확충을 위한 2009 예산안이 지난 가을 삭감 당했고, 얼마 전 다시 추경예산에서 재삭감 당하였다. 자전거도시를 표방한 전주시의 몇 년간을 보면서 '무엇을 위해, 왜 했는지' 의아함을 지울 수 없었다. 만든 도로를 어떻게 활용하고자 했는지 문제점과 과제에 대한 계획이나 의지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3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사업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플랜이나 평가조차 없었단다.

 

지자체 의원, 단체장, 시민단체들의 선진지 사례 연수단을 맡아온 한 활동가의 아래와 같은 이야기는 시사 하는바가 크다.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한국분들이 보고 가서 그대로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몇몇 모범적 사례도 있지만 과장하자면 보고 배워야할 선진지의 경험과 의지가 아니라 도로의 소재와 펜스의 재질을 알아 오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노력하고 선택하고 실천해온 원동력과 배경에 대한 이해가 없어 보인다.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끊임없이 넓혀야 하는 도로 수요 충족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기존의 자동차에서 사람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룬 혁명이다.

 

자전거는 보다 편리하게, 자동차는 보다 불편하고 지양해야 할 '나쁜소비'임을 깨닫게 되는 공동체 프로그램에의 동참을 이끌고 새롭고 창조적인 소비를 만들었다. 이러한 철학과 비전 없는 자전거도로개설은 '빨간색 인도'만들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자전거는 유효하다. 4대강 강변길에서 자전거를 타게 만든다는 괴이한 발상 말고 등교길, 출근길, 장보는 길에 있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로 시선을 향하면 된다.

 

진정 녹색성장의 길로 유유히 나아가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도시'를 꿈꿔본다. 우리 도시의 미래상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선진 사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적용으로 부터 시작하는 페달 내딛기가 필요하다.

 

/김길중(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사무국장)

 

▲ 김길중 국장은 전주의료생협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진안 원광한의원장, 전주섶다리만들기시민모임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전 주지 횡령 의혹’ 금산사 압수수색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위원장 누가 될까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다 모였다"… 도농 상생 한마당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짝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