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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쌀 소비 촉진에 우리 모두 나서자 - 조영철

조영철(전북도 농업기술원장)

 

지난해 4월 모 방송국 W프로그램의 화제는 '식량위기, 지구를 덮치다'였다. 1년지 지났음에도 여전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바로 '필리핀' 때문이다. 필리핀은 1960년대 농업선진국이었으나 지금은 식량최대수입국이 되어, 아침 8시 수도 마닐라에서 정부미(시중 쌀의 50%가격)를 사기 위해 온 가족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 충격적인 화면과 함께 매년 관련기관 앞에서 쌀값폭락과 수매량확대를 외치는 우리 농업인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분명 필리핀도 우리와 같은 단계를 밟았을 것이다. 하지만 필리핀과는 달리 우리 농업인들은 여전히 투쟁 중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에게 있어 농업은 여전히 삶의 근간이자, 가능성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농업인들은 식량자급에 끊임없이 애쓰고 있고, 국민들은 '참살이(웰빙)'를 위해 국산?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며, 그에 부응하여 정부는 수매뿐만 아니라, 쌀가공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0년부터 매년 400억원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계획으로 농업 진흥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불거지는 문제인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는 비축물량과 풍년으로 인한 공급과잉, 저가의 수입쌀 등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편의식 선호성향으로 밥쌀로 소비되는 쌀의 양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1인당 연평균 쌀 소비량은 1998년 99.2kg에서 2008년 75.8kg으로 10년 전보다 23.4kg(23.6%)나 감소했다. 또한 주식보다는 부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그 증거로 올 상반기 매출 1위를 기호식품의 대표인 커피믹스가 차지했다.

 

그렇기 때문에 쌀가공 식품 산업이 각광 받고 있다. 아무리 식생활이 서구화 되었다 해도 반만년 이상 우리의 주식은 쌀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그냥 라면보다는 쌀라면을, 밀가루만의 과자보다는 쌀과자를 우리는 더 높이 평가하고,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할 의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구매에서는 '동가홍상(同價紅裳)'처럼 같은 가격일 경우라는 전제가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공용 쌀가루의 공급가격을 낮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관련업체들은 쌀 가공을 위한 제분공장의 수 증가와 밀가루 대체제로서 사용가능한 쌀의 개량 등에 더욱더 지원을 해야만 한다.

 

동시에 우리는 가능성 있는 시장으로 '아침'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아침식사대용 곡물음료가 출시한 지 이제 10년, 그 뜻을 이어받아 출시한 시리얼(곡류를 익히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한 것) 신제품이 출시 3주 만에 매출 6억원을 달성했다. 이것은 편의적이고, 서구화된 식생활에 우리 맛을 가미했기 때문에 거둔 뜻 깊은 성과 아닐까?

 

바쁜 아침, 우리는 짧은 시간 내에 우리의 주식인 쌀을 먹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렇다면 농업인과 농촌진흥기관은 다수확 품종보다는 고품질 품종개발·보급과 다양한 생산으로 쌀가공의 재료영역을 넓혀야 하겠으며, 쌀가공업체는 그 요구를 충족시키는 가공식품 개발과 판매에 총력을 다해야하고, 소비자는 우리쌀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가지고 착한 소비자가 되어야 하겠으며, 우리의 정부는 우수한 농업인과 기업에게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쌀 소비촉진에 국민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조영철(전북도 농업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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