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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탄소산업' 그 가치를 알고 나니… - 서배원

서배원 (전주시 기획예산과)

 

'전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가끔 타지에 사는 친구나 지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이에 대한 대답은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등 음식이 다수를 이루고 '한옥마을', '한지', '부채', '예향의 도시', '가장 한국적인 도시' 등이 오르내린다. 최근에는 '전주국제영화제'나 '영화를 많이 찍는 도시'라는 대답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전주를 대표할만한 산업이나 제조업에 대해 물어보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는 대답에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전통문화도시 전주가 첨단산업으로 대표되는 '탄소섬유'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도시라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전주시가 탄소산업를 지역 경제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집중 육성하던 초기에만 해도 용어 자체가 생소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탄소(C)를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CO2)와 동일한 것으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탄소산업이 국내에선 거의 전무했고, 탄소감축을 해야만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소리가 더 익숙했기 때문이었으리라.

 

탄소산업은 '미래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탄소섬유와 CNT를 생산하는 산업이다. 왜 이렇게 불리게 되었을까? 20세기 산업화의 쌀로 불렸던 철강제품의 장점을 모두 갖추면서도 효율성은 매우 높은 소재가 바로 탄소섬유이기 때문이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철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높아 '꿈의 신소재'로도 불린다. 게다가 섭씨 1,400℃ 이상 온도에서 만들어지는 특성으로 2,500℃이상 고온에서도 견딜 만큼 불연성도 뛰어나다. 그래서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탄소산업은 불모지나 다름없어 그동안 일본 등 기술선진국에서 탄소섬유를 전량 수입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탄소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전략산업인 탄소산업을 다른 나라에 기술이전을 쉽게 해줄리 없어 후발주자가 단기간에 기술력을 확보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탄소섬유는 원유에서 원료를 뽑아낸 다음 중합, 탄화, 표면처리 등 10여 단계를 거쳐 완성되는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우리나라의 미개척 블루오션 분야이자 첨단산업인 탄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그 동안 산업발전에서 뒤쳐진 전주가 이 같은 첨단산업을 보유할 능력이 있느냐는 우려의 시각도 많았고 기술 보유국들의 견제도 상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전주시가 이런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탄소를 선택하고 역량을 집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탄소산업 육성에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최근 전주시는 길이만 120m에 이르는 탄소섬유생산 파일럿 시설을 구축, 탄소섬유 원료인 PAN섬유를 연간 200t 정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 향후 1~2년 후면 양산체제를 갖추게 돼 연간 1500t 이상의 탄소섬유를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탄소산업 인프라를 토대로 관련기업과 연구소 등의 추가적인 유치를 통해 집적화하면 분명 전주는 탄소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 경우 지역 산업구조가 첨단산업으로 빠르게 재편, 고도화 되고 비빔밥, 한옥마을로 지난 수십년 간 대표되던 전주의 이미지 또한 탄소산업이라는 새로운 색깔을 더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전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에 '탄소산업'이 연상되는 날도 머지 않았다.

 

/서배원 (전주시 기획예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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