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태(전주대교수·미디어정보학 정보시스템 전공)
전 세계 82개국 선수단 2,600여 명이 참가해 스키와 빙상 등 15개 종목에 걸린 258개 메달을 놓고 17일간 경쟁을 펼쳤던 2010 벤쿠버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사상 최고의 성적(금6, 은6, 동2)으로 당당히 5위에 올랐으며, 피겨스케이팅에서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인 228.56으로 우승한 김연아를 비롯하여 우리 선수단은 국민들에게 참으로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겨주었다.
개인적으로는 김연아의 금메달을 고대했던 만큼 시상식 장면이 방영될 때 "김연아가 시상식을 마치고 수상자들과 경기장을 돌며 포토존에 포즈를 취하기 전에 오서코치(남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유력한 금메달 후보자였지만 2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에게 달려가 금메달을 그의 목에 걸어 준다면, 그리고 그 장면이 전 세계에 방송된다면 더욱 더 진한 감동을 세계인에게 심어 주어 한국의 이미지를 급상승시킴과 동시에 우리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일 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한편, 캐나다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벤쿠버동계올림픽 개회식 공연에서는 캐나다 인디언의 역사와 문화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앞세워 경기장 천장에 설치한 대형 무대장치와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으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6만여명의 관중과 지구촌 30억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으며, 폐회식에서는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러시아 소치의 영상, 모스크바의 오케스트라, 벤쿠버의 지휘자가 함께 공연하는 장면을 연출하여 최첨단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극대화시켜 보여 주었다.
바야흐로 미디어아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미디어아트는 미디어를 통하여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구현하거나 다양한 예술표현을 추구하는 것으로 테크놀로지 발전에 의해 형성된 새로운 매체에 의한 예술을 총체적으로 일컫으며, IT 기술에 의한 인터랙티브 환경 제공을 통해 사용자 또는 감상자, 작가의 상호 소통을 유도해 작품에 대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지난 '2009 서울빛축제'에서는 단순히 빛의 반짝임과 조형미에 의존하던 기존의 행사에서 벗어나, 문화와 기술의 만남 '미디어아트'를 역사, 문화, 소통, 창조, 휴식을 의미하는 오색 빛깔의 테마존을 구성하여 빛·예술·과학이 어우러진 새로운 축제를 시도하였고, KT건물과 세종문화회관의 외벽에 영상을 투사, 초대형스크린을 구현한 미디어파사드가 가장 눈길을 사로 잡은 바 있다.
이러한 디지털 퍼포먼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난 1월에 광화문아트홀에서 공연된 디지로그 사물놀이 '죽은 나무 꽃피우기'는 첨단 디지털 기술의 가상공간과 한국 전통문화(사물놀이, 판소리, 전통춤)의 아날로그적인 감동이 융합된 새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홀로그램으로 입체감을 느끼는 동시에 무대 위 실제 연주자와 시간을 뛰어넘는 4차원의 앙상블 퍼포먼스를 연출하였다.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아트에 전통문화를 접목하여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예술과 기술이 완벽히 융합된 전통문화콘텐츠야 말로 벤쿠버동계올림픽 개회식 공연과 서울빛축제의 신기함을 능가하여 세계인에 감동을 줄 수 있고, 전라북도가 꼭 추진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전라북도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예술과에서 문화산업, 문화콘텐츠, 문화기술(CT) 등의 중요성을 인지하여 이와 관련된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인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차제에 한 발 더 나아가 전북의 전통문화를 근간으로 문화기술을 접목한 전통문화콘텐츠에 관련된 사업을 더욱 확대하여 추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권수태(전주대교수·미디어정보학 정보시스템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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