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 반겨주고 섬들은 어서 오라 손짓하고…'완주 기념증' 만들었으면
지난 8일 두바퀴로 세계 최장의 새만금방조제(33.9㎞)를 달렸다.
군산지역의 시작점인 내초도 입구에서 부안 새만금전시관까지를 왕복하고 구석구석을 돌아보니, 자전거는 총 78.10㎞의 방조제 풍경과 함께 했다.
끝도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 한가운데로 쭉 뻗은 방조제 길은 자전거에 신바람을 더했다. 달릴수록 야미도와 신시도, 고군산군도, 변산반도의 비경이 다가온다. 매혹적인 섬들이 자전거를 끌어당기는지, 심장에서 품어나오는 열정이 섬들을 향해가는지 분간을 못할 정도다.
도로보다 높게 만들어진 또다른 길(인도 또는 자전거 도로) 위에서 자전거는 맘껏 달렸고, 흥겨운 두 바퀴는 '탁 트인 바다로(路)'자꾸만 빠지는 듯 했다. 도로 중간 중간에 설치된 바다쪽으로 향한 전망 데크는 '저질(?) 체력'의 고단함과 일자로 난 길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휴식처로 안성맞춤이었다.
군산시청 직원과 함께 한 '새만금방조제로의 자전거 여행'은 한마디로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과 우리의 대화 속에서는 공통적인 아쉬움이 묻어났다.
"하이킹·도보 여행의 명소화가 뭐 별거 있겠어? 찾는 사람들이 많으면 그 곳이 관광 명소지. 세계 최장의 새만금방조제를 완주했다는 기념증 같은 거 있었으면 여행은 더 즐거웠을텐데…."
상당히 주관적인 판단이다.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큰 비용이 소요되지 않고 여행의 흥미 및 목표(도전정신)를 더할 수 있어 '새만금방조제 완주증이 필요하다'는 작은 외침, 한번쯤 귀기울여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자전거 및 도보 여행은 스쳐 지나가는 관광이 아닌 체류형으로 전환을 이끌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대학생 등 많은 학생들이 이 곳에서 자전거 및 도보 여행을 할 수 있지요. 두바퀴와 두다리로 바다 위에 새롭게 생긴 땅의 촉감을 느껴보는 것, 새만금의 관광상품화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쉽지 않은 코스에서 목표를 이뤄냈다는 자신감도 생길 것입니다."라는 자전거 여행자들의 말은 현재의 경관을 적극 활용해 체류형으로 만들라는 주문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자전거 2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8시간 가량을 머물렀고, 새만금방조제 구간과 야미도에서 음식 등을 구입하느라 3만원 정도의 경비가 지출됐다. 자동차로 스쳐 지나갔다면, 이 지출은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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