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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배려와 양보, 기분 좋은 도미노 - 신송철

신송철(인천서부소방서 구조대 소방장)

 

 

운전자라면 한 번쯤 꽉 막힌 도로에서 사이렌을 울려대며 안타깝게 서 있는 소방차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때 소방차가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양보해 주었는지, 아니면 그대로 길을 막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필자가 언젠가 택시를 탔는데 마침 화재출동 중인 소방차를 길에서 만났다. 택시 기사에게 잠시만 옆으로 비켜 달라고 제안했더니 흔쾌히 길을 열어줬다. 화재진압에 일조했다며 웃던 택시기사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다.

 

실제 그렇다. 당시 소방차가 조금 더 빨리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길을 내 준 택시 기사의 배려와 양보는 신속한 화재진압에 도움을 줬을 것이다.

 

화재 발생시 건물구조 및 가연물의 특성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불이 급격하게 확대되는 최성기에 도달하는 시간은 평균 5~15분 정도다. 따라서 소방차가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화재진압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방방재청은 최근 모든 소방차에 단속 카메라를 달아 비상출동시 진로를 양보하지 않은 차량에 대해 2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에게 소방차 길 터주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켜 주는 조치다.

 

셔츠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을 때는 다시 잘 맞추면 되지만 화재는 그것과는 다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피해가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꼭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절박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단축시킬 수 있도록 소방차 길을 열어달라는 것이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화재출동을 알리는 소방차를 위해 길을 양보해 주는 센스를 보여준다면 누군가 미소를 보여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작은 양보로 소방차 길 터주기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다면 더 흐뭇하지 않을까.

 

/신송철(인천서부소방서 구조대 소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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