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정읍시청농협지점장)
"유토피아"는 지리적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좋은 곳이며, 그 곳은 바로 이상적인 농?산촌이다. 그곳은 도시가 가질 수 없는 매력자원이 풍부한 까닭에 축복받은 땅이며, 사회생활의 최선의 상태다. 정치학자이자 인문주의자인 토머스 모어(Thomas More)가 오래전에 한말이다.
예컨대 농?산촌에서 2년을 지낸 사람은 농?산촌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고, 의무적으로 도시로 들어가 살아야 한다. 이들이 떠난 농?산촌에는 도시에서 2년 동안 살았던 사람이 와서 메우게 된다. 이때 농민과 도시민을 한꺼번에 교체하면 식량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일부씩 순차적으로 교대하도록 한다.
이것은 누구나 오래 있고 싶어 하는 농?산촌 생활을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되지 않게 하려는 것인데, 계속 농업에 종사하고 싶은 사람은 특별허가를 얻어야 몇 년간 더 살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도시에 사는 것은 의무이고, 농?산촌에 사는 것은 도시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특권인 셈이다.
그가 살았던 1500년대 영국은 빈번하고 무익한 전쟁이 끝난 뒤 제대 군인들로 넘치고 있으며 새로운 지주들은 토지세를 인상하고 목장을 설치하여 농민들의 생활을 잠식하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도둑질을 해야 했고 법은 그들을 교수대로 보냈다. 이 모든 현실이 도둑질을 야기 시키고 죄과에 비해 가혹한 처벌이 수반되었다. 당시 진보적 인문주의자로 불리던 그가 당시의 실제상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참된 공동체적 인간관계에 집착하고 번민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모어가 떠난 지 다섯 세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쉽게도 그의 고민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의 격차는 갈수록 더 벌어지고, '도시사람'과 '농촌사람', '노인층의 생각'과 '젊은층의 생각'의 구도가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람 사는 세상에 빈부는 항상 병존한다. 하지만 부(富)는 '과잉', 빈(貧)은 '결핍'을 제각기 확대 재생산하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러한 현상을 '양극화'라 부르며, 농업?농촌의 양극화에 비해 농촌과 도시의 양극화는 심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사회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 주변에 만연된 과잉의 심각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론 피할 수 없는 조류이기는 하나, 자칫하면 모어의 염원과는 반대로 도시가 더 잘되기 위해 쉽게 농촌을 밀쳐 버리는 삭막한 세상을 앞당길지도 모른다. 이는 서로 돕고 의지하는 공동체의 파괴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우리 농촌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을 순식간에 앗아갈 우려도 있다.
이제는 '도시''농촌'할 것 없이 멀리가기 위해서는 함께 가도록 노력해야할 때다. 그래서 모어의 말대로'사회생활의 최선의 상태, 인 유토피아를 이루기 위해서는 농촌을 밀치지 않아도 되는 상태에 한 발짝 다가서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 의식'을 새롭게 조명하고 무엇보다 농촌과 도시를 잇는 튼튼한 다리가 만들어져 상호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정부 및 산학관연이 모두 합심해야 할 때이다.
휴가철이 성큼 다가왔다. 한층 짙어진 녹음이 사람들을 유혹하는 때다. 때맞춰 농?산촌체험 열풍이 순풍으로 불고 있다.
주말과 휴가를 이용해 가족과 함께 농?산촌으로 떠나보자. 이곳을 가게 되면, 아이들에겐 웃음을, 어른들에겐 순수한 동심을, 친구들에겐 우정을 모두 되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농촌과 도시를 잇는 튼튼한 다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전성군(정읍시청농협지점장)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