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행복한 금토일] 수목원에서 내 나무 골라보자~

이팝·산수유·측백·개나리·왕벚나무 등

지난 2일 완주군 용진면 산림조합 도지회 수목원에서 전문산림경영지도원 공명규씨가 묘목을 사러 온 이옥우씨에게 묘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안봉주(bjahn@jjan.kr)

"남원 지리산 자락 종중 땅에 호두나무 30여 그루를 심어 보려고."

 

전날 내린 비 탓으로 땅은 한껏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유난히 매서웠던 지난 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자라난 어린 묘목들은 수만m² 포지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2일 완주군 용진면 산림조합중앙회 전북도지회 수목원.

 

묘목을 사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옥우씨(75·전주시 경원동)는 궁금한 게 참 많았다. 찾아오기 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묘목에 대한 정보는 대략 파악하고 왔지만 그래도 모르는 것 투성이다. 자연히 질문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접목(묘) 혹은 실생(묘)이 좋을까, 가격은, 열매를 맺는 시기는 등등.

 

"접목은 생육이 빨라서 3~4년이면 꽃을 피우고, 실생은 6~7년은 걸려요. 대신 가격은 접목이 좀 비싸요."

 

산림조합 도지회 수목원에 근무하는 공명규씨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공씨는 이어 "그런데 산악지역에 심으려면 실생이 좋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접목은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다보니 추위에 약할 수 있어서요"라고 덧붙였다.

 

"내가 올해 일흔다섯이여. 당장 올해 눈감을지도 모르는데 열매가 빨리 열릴수록 좋지."

 

이씨는 한 시간가량 묘목을 훑어보고 이것저것 묻더니 결국은 접목으로 마음을 굳힌 모양이다.

 

이날 점심이 다 되도록 나무시장을 찾은 사람은 이씨 뿐이었다. 지난달 25일 개장한 이래 아직까지는 쌀쌀한 날씨 탓인지 찾는 이가 많지는 않다. 본격적인 봄이 열리는 이달 중순께 주말이 되면 전년 수준으로 볼 때 500~600명이 몰리기도 한다는 게 산림조합 도지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지는 않고 찾는 이들의 발길도 예전 같지는 않다. 여기에 늦은 추위까지 기승을 부려 나무시장은 아직 춘래(春來不似春)이다

 

공씨는 "올해는 날씨가 너무 춥고 앞으로도 꽃샘추위가 몇 차례 더 있다고 하니 걱정이 크다"고 한숨이다.

 

이곳 나무시장에는 이팝, 산수유, 측백, 왕벚, 주목, 소나무와 개나리 등 다양한 종류의 묘목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실생은 1년생, 접목은 실생기간 1년을 포함해 2년생 등이며 가격은 3000원에서 1만2000원선까지 다양하다. 요즘 가장 비싼 나무 측에 드는 것은 꾸지뽕나무다. 잎과 뿌리, 줄기 등이 몸에 좋다는 언론보도를 타면서 묘목 가격이 1만원(접목)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실생이 25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값이 뛴 것이다.

 

나무시장에는 누군가의 손으로 산에 들에 깊게 뿌리내리고 싶은 어린 묘목들이 숱하게 있다.

 

"나무시장에 들러 나무와 관련된 얘기도 많이 듣고 좋은 묘목도 고르세요. 그리고 나무를 심고, 커가는 모습을 가족과 함께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이게 자연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고요."

 

오늘도 완주군 용진면 수목원에서 묘목을 가꾸며 손님을 기다리는 공씨의 부탁이다.

 

임상훈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