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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건강한 내일을 위해서라면

김형중 (원광보건대학 교수)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서 나는 행복하다고 호탕하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있을까. 소중한 내 인생에서 어떤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했고, 무엇이 나를 초조하고 가슴 아프게 했을까.

 

새해 들어 어느 일간지를 읽던 중 눈에 띈 기사가 있었다. '출세의 대가가 단명을 불러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과연 성공과 단명은 상관관계가 얼마나 깊을런지! 이 시대 최고의 성공 아이콘으로 불리는 CEO 스티브 잡스(56세)도 건강문제로 시한부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다. 29세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출시했고, 35세에 애플을 설립하여 세계적인 IT회사로 성장시킨 유명한 잡스 CEO도 '일찍 성공하면 단명한다' 는 의료계의 정설화된 가설에 해당되는 것일까.

 

성공지향적인 성향과 스트레스가 만들어내는 건강 시나리오는 최악이라 한다. 서울대 임재준 교수의 <가운을 벗자> 에서 '성공한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에서 그 대가는 수명의 단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하면서 과연 짧고 굵게 사는 것이 최선의 삶인 지, 뒤돌아 볼 때라고 했다. 건강을 잃은 성공이 어떤 의미로 다가 올까.

 

우리들은 눈만 뜨면 경쟁의 늪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더 빨리 해결해야 하고, 더 많이 일해야 하고, 더 좋은 환경여건과 높고 힘있는 사람 앞으로 줄을 서야 하고, 너보다는 내가 먼저 해내야 하는 경쟁의식은 지금까지 우리들의 자율신경을 압박해왔으며, 그 길만이 행복으로 연결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의 양은 어떻게 계산되어야 하며 얼마나 축적되었을까.

 

잘 사는 사람은 요란하지 않고, 좋은 친구는 어렵고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그림자처럼 옆에 있어 준다고 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만 욕심을 채우려든다면 과연 그 길이 순조롭게 이루어질까. 우리는 결국 자기만족으로 나름대로의 행복을 그리며 살아간다.

 

행복(충족) 강박증 환자는 만족을 모른다. 이런 현상은 욕구 충족을 위해 스스로 빠져 들어가는 늪이 될 수도 있다. '한 가지의 욕심을 버리면 열 개의 걱정이 없어진다'고 한다. 물질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인격도 체면도 친구도 때로는 부모형제도 버리는 사람들, 명예나 권력 그리고 출세 길을 찾아 모두에게서 등을 돌리면서까지 얻어내고자 하는 소유욕과 성취욕이 강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정신과 육체는 멍이 들어갈 것이다. 이런 상황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죄업이 되고, 스트레스로 쌓여 얻고자 하는 행복의 화려함의 대가보다 더 큰 돌이킬 수 없는 고독에 휩싸일 수도 있으리라.

 

이솝우화에 나온 인간의 수명은 본래 30년인데 인간들이 너무 짧다고 불평하는 소리를 들은 제우스 신은 나귀에게서 18년, 개에게서 12년, 원숭이에게서 10년을 덜어와 40년을 더해 주어 70년으로 수명을 늘려주었다. 인간들은 25년은 정신과 육체가 성장해가지만 나머지의 세월은 늙어가는 삶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귀에게서 덜어 온 시간은 힘차게 일하는 나이, 개로부터 덜어 온 시간은 가족들을 부양하는 나이, 원숭이에게서 덜어 온 시간은 어린이처럼 보호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시간이란다. 어찌했든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사무엘 존슨이 말한 것처럼 '짧은 인생은 시간의 낭비에 의해서 더욱 짧아진다'고 했으니, 의미를 재분석해서 오늘을 새로운 모습으로 유쾌하게 활용하고 건강한 삶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혹여 자기가 불행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살며시 웃어보면 그 답이 거울에서 나오리라. 평균 수명 80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봤을 때, 삼만 여 날을 다하지 못하는 삶에서 건강을 잃어가면서까지 아웅다웅 성취한 성공과 출세가 과연 어떤 보람이 있을까?

 

/ 김형중 (원광보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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