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변산반도 봄의 전령 '주꾸미'
변산반도 봄은 주꾸미로 시작된다
봄 전령하면 대개들 매화꽃이나 냉이 등 꽃과 나물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부안 변산반도에서는 봄 전령으로 꽃이 매우 앙증맞고 예쁘장한 야생화 변산바람꽃과 봄철 별미 수산물로 각광받는 주꾸미가 통한다.
서해 바다 어장을 끼고 있고 관광의 고장인 부안은 미식가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지역 경기에 훈풍을 불어넣는 주꾸미로 봄이 시작된다 해고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문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인 주꾸미는 아미노산·철분 등이 풍부한 스태미너식이자 간을 정화해 피로를 풀어주는 타우린 성분이 많아 춘곤증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꾸미는 그냥 끓는 물에 삶아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것도 맛있지만, 구수한 된장국에 냉이와 무·파 등을 넣어 우려낸 국물에 살짝 데쳐서 건져 먹는 샤브샤브는 봄내음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일품이다.
춘분(3월 21일)을 계기로 유난히 맹위를 떨쳤던 추위가 꼬리를 시나브로 감추면서 주꾸미 주 생산지중 하나인 부안지역에도 서서히 생동감이 감돌고 있다.
수산물 시장으로 유명한 부안읍 상설시장과 변산면 격포리 격포항 일대 생선가게 및 횟집 등의 음식점 주변은 이달 중순부터 주꾸미를 구입하거나 주꾸미 요리를 즐기려는 미식가들의 행렬로 왁자지껄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겨울철 비교적 한산했던 부안읍 상설시장과 부근 음식점에는 평일 점심시간 무렵에 주꾸미 요리를 즐기려는 발길이 줄을 잇고 있고, 주꾸미 요리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손님맞이로 바쁜 손놀림을 보이고 있다.
계절별 수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부안읍 상설시장 앞 진호수산 대표 서명수씨(49)는 요즈음 뜰채로 대형 수족관안에 들어있는 주꾸미를 건져내기 바쁘고, 서씨의 부인 오경영씨(50)는 '주꾸미 샤브샤브 ''주꾸미 볶음''주꾸미 무침'등의 맛깔스런 요리를 2명의 종업원들과 함께 준비해 손님들의 식탁에 올려놓느라 눈코 뜰새없다.
서씨 부부는 "이달 중순부터 금요일 오후· 주말과 휴일에는 수도권 등에서 관광차 새만금에 들렀다 주꾸미를 찾는 손님들이 밀려와 식탁 판갈이를 2~3차례씩 하고 있다"며 "주꾸미가 산란하기 직전까지인 4월 하순까지는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된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과 휴일부터는 새만금 관광에 나선 관광차량들까지 가세, 부안읍 상설시장 앞 4차선 도로 번영로에는 혼잡양상이 빚어지고 주변 음식점들은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풍경연출은 예년에 비해 한달 가량 늦어졌다.
예년의 경우 2월 중순부터 주꾸미 맛을 즐길 수 있었으나, 올해에는 겨울철 혹한이 길게 이어지면서 주꾸미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늦어져 미식가들의 애를 태웠다.
부안 격포 어촌계 임원인 신상길씨(53)는 "주꾸미는 다른 어종에 비해 추위를 많이 타는데 지난 겨울철 계속된 혹한으로 바닷물 수온이 예년보다 낮아져 바다속에 던져 놓은 소라껍질에 뻘흙이 들어차고, 그물에는 죽은 주꾸미가 걸려나오는 등 주꾸미 생산량이 예년의 1/5에도 못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처럼 주꾸미 잡이가 시원찮은데다 유류값마저 크게 올라 어민들도 출어를 포기한 경우가 많아 거래가격도 오르고 소비자들이 3월 중순부터 본격 맛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엔 주꾸미 어획이 부진하면서 주꾸미가 귀한 몸이 돼 미식가들이 주머니 부담도 다소 각오해야 할 듯 싶다.
주꾸미 1㎏ 가격은 현재 선상에서 2만원, 도매 2만5000원, 소매 3만~3만5000원, 음식점 요리는 3만5000원~4만원선으로, 예년에 비해 1만원 가량 높다.
날씨가 풀리면 주꾸미 어획량도 늘어나 가격이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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