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빅·자전거·걷기코스로 '안성맞춤'…일상에 지친 시민들 삶의 활력 불어넣어
'쳐. 쳐. 쳐. 워. 워. 워"
가볍게 내지르는 소리가 상쾌하다. 신나는 트롯트 반주에 맞춰 춤을 추는 듯한 에어로빅은 건강을 위한 즐거운 몸놀림이다.
요즈음 전주 삼천변 둔치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생활체육 에어로빅이 실시되고 있다. 주로 40대 이상이 참여, 강사를 따라 동작을 취하며 한바탕 움직이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가뿐해진다.
봄 기운이 완연해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를 가거나 맘먹고 멀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더불어 도심에서 가까운 곳을 산책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전주에서 산책코스로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곳, 전주시 평화동 원당교에서 서신동 전주점 합류지점까지 길이 11㎞의 삼천 둔치를 찾았다.
3월부터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전주 우림교 부근에서는 생활체육 에어로빅이 열기를 뿜는다. 아직 이른 아침의 공기가 차가워서인지 7일 새벽에는 10여명만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있는 유준형씨(67·전주 효자동 엘드수목토아파트)와 김이순씨(71·전주시 효자동 라미안아파트)는 "아침에 나와서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고 있다"면서 "일찍 잠에 깨서 나오기가 힘들지 일단 나와서 몸을 풀면 하루가 가뿐하다"고 입을 모았다.
백민영 강사(44)는 "시민들이 따라하기 쉽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전신운동이 되도록 동작을 운영한다"면서 "여름에는 많이 나오는데 아직 쌀쌀한 기온에 참가하는 시민이 적어 아쉽다"고 말했다.
저녁 8시부터 1시간 동안은 전주시 삼천동 신일강변아파트 옆과 서부신시가지 도청 옆에서 친근한 음악과 강사의 지도에 맞춰 에어로빅이 실시된다. 이 곳에는 40여명씩이 참가해 마치 군무를 이루는 모습이다.
에어로빅은 삼천의 덤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허리를 펴고 삼천 둔치를 걸으며 몸매를 가꾸고 신체를 튼튼히 만드는 인파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삼천이 뛰어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신도심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접근성이 좋고 인도가 잘 닦여 있는데다 수질이 맑아 걷기에 안성마춤인 환경이다.
그래서 추위가 풀린 요즘 낮 동안은 물론 아침 저녁 가릴 것 없이 사람이 많다.
홍산교~마전교~효자다리~이동교~우림교~세내교~삼천교까지는 물론 자전거도로가 있는 삼천교~신평교~원당교까지 걷기 코스로 인기폭발이다.
가끔 산책을 나온다는 서부신시가지 우미린아파트 최경숙씨(42)는 "삼천은 비교적 깨끗한 물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운동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면서 "요즘에는 봄을 알리는 꽃이 피어있는 등 삼천 둔치가 계절별로 변해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2~3번 아빠와 함께 둔치를 걷는 하지승군(용흥초 3년)은 "아빠랑 같이 놀아서 좋고 운동기구를 이용해 체력을 다지고 있다"며 "애완견이 아무데나 똥 싸놓는 것이 싫고, 자전거가 빠르게 다니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몰고 오는 사람도 있어 위험하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전거와 보행자간의 충돌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자전거는 서행을 부탁합니다'라는 전주시장 명의의 안내문이 세워져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워낙 길이 편안하다 보니 '교통수단이 도보인' 평상복으로 걸으며 목적지를 걷는 사람도 있고, 다른 여러가지 풍경을 볼 수도 있다.
마전교옆에는 두 개의 축구장에서 챔피언스리그 부럽지 않은(?) 경기가 펼쳐진다.
스윙워커머신, 트위스트머신, 로윙라이더머신, 써핑롤링머신, 체스트업머신 등 각종 운동기구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상류에서 유입되는 질소·인 등을 저감해 수질을 정화하고 생물서식처를 복원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 물억새·갯버들·부들·창포·달뿌리풀이 심어져 있는 생태습지가 길이 250~350m, 폭 5~20m 규모로 두어군데 조성돼 있다.
삼천동 삼천에는 '세냇가 섶다리'가 있어 옛 것의 멋을 한껏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3~29일 통나무·소나무가지·진흙으로 만들어진 섶다리는 높이 1~1.5m, 폭 1.5m, 길이 40m 규모다. 겨울 초입에 놓았다가 여름철 불어난 물에 떠내려 갈 때 까지 사용하는 이 섶다리의 수명은 오는 5월 31일까지이다.
날씨가 따뜻해져 이번 달부터 저녁에 산책을 다닌다는 김연주씨(53·신일강변아파트)는 "모악산이 보이고 산세가 수려한데다 매연이 없어 공기가 좋다"면서도 "자전거가 빨리다녀 불편하고 남을 배려해 애완견을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닥이 딱딱하고 비오면 미끄러운 점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봄이 오는 길목, 삼천에서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이 모든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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