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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기계발 시대… 배움의 열기'후끈'

전북교육문화회관 '책이랑 아이랑' 프로그램 인기… 동화구연·만들기·독서 삼매경

'배워서 남주냐'는 말이 있다. 평생교육(平生敎育)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닌 가 싶다. 요즘 나를 채우기 위해 평생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막 걸름마를 뗀 어린애에서 백발이 송송한 노인까지 경쟁적으로 배움에 빠져 있다. 지식기반사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생존경쟁 방법의 하나다. 특히 주5일제 등으로 여가생활이 늘어나면서 뒤늦게 또는 서둘러 공부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공부하는 이른바 '평생교육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지난 28일 전북교육문화회관 평생교육'책이랑 아이랑'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이 부모들과 함께 동화구연과 색종이로 만들기 수업을 하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지난 28일 오전 전주시 진북동에 소재한 전북교육문화회관 3층 모자열람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인 '책이랑 아이랑'수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불구, 이미 10여 가족 30여 명이 10여 평에 불과한 열람실을 가득 채웠다. 4개에 불과한 원탁 책상은 이미 먼저 온 아이들과 부모들의 차지가 됐다. 대부분은 부모들의 욕심 때문에 찾아왔지만 조기교육 또는 평생교육의 열기를 내품기에 충분했다.

 

시댁에 왔다가 두 자녀와 들렀다는 유진영씨(여·35)는 "20분 먼저 와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만큼,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많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줄이야 몰랐다"라며 어리둥절해 했다.

 

 

▲  전주 태평동에서 온 김형곤·장길수씨 부부와 김예린·예담 양 가족이'장갑'이란 주제의 책을 보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다. 안봉주기자 bjahn@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수업. 하나둘 찾아온 수강생이 어느덧 20여 가족에 50여 명으로 늘어나 더 이상 열람실에 빈 자리가 없을 만큼 찼다. 이 프로그램의 정원 20명을 두배 이상 넘긴 셈. 뒤늦게 온 사람들은 더 이상 열람실에 들어올 수가 없어, 아쉬운 발걸음을 해야 했다.

 

수업은 '만원(滿員)'이 된 수강생만큼이나 시끌벅적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너무 많은 사람 특히, 제어(?)가 힘든 어린 아이들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지라 울음소리, 웃음소리 등이 뒤엉켜 누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제대로 간파하기 힘들었다.

 

 

▲ 소윤진·소윤아 어린이가 자신들이 색종이로 만든 장갑을 들어 보이며 엄마(박용)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안봉주기자 bjahn@

그러나 걱정은 기우(杞憂)일 뿐.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열람실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서 있는 아이, 누워 있는 아이, 책상에 앉은 아이 등 좀 잡을 수 없었지만 아이들의 눈과 귀는 선생님이 손에 든 책으로 향해 있었다. 열기만큼은 충분했던 것이다.

 

"원래 그래요. 막상 떠들다가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이 나오면 급속히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는 것이죠. 그런 맛에 다소 시끄러워도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서연숙 선생님의 설명이다.

 

수업은 겨울철에 맞는 '장갑'이란 책으로 시작됐다. 7세 이하의 유아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인지라 사실상 책을 읽어주기보단 보여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특히 아이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손짓과 발짓, 노래와 무용 등을 동원해 동화구연으로 진행됐다. 그래야만 아이들의 흥미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아이들은 "장값은 어떤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란 선생님의 질문에 '벙어리 장갑', '스키장갑', '손가락장갑'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 프로그램에 그리고 '장값'이란 제목의 책에 서서히 빠져 갔다.

 

동화구연이 끝나자 이번에는 만들기 수업이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한가지 주제를 정해놓고, 동화구연으로 설명한 뒤, 이후 주제에 맞는 만들기 놀이를 통해 책과 더욱 친숙해지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눠준 형형색색의 색종이와 가위, 풀, 줄 등을 이용해 방금 전 자신들이 책에서 본 벙어리 장갑을 만들어갔다.

 

물론 선생님과 엄마 아빠가 도움을 줬지만 자신만의 장갑을 만들었다.

 

전북교육문화회관 장윤정 독서교육팀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장갑에, 나아가 장갑이란 책에, 더 나아가 독서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라며 이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파급효과를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평생교육은 만들기 수업 이후에도 계속됐다. 1시간여의 고된(?) 수업이 끝나자마자 대부분의 부모들과 아이들은 모자열람실과 바로 옆 일반 열람실로 몰려갔다.

 

이어 자신들이 방금 책에서 보고 만든 '장갑'이란 주제의 책 또는 겨울과 관련된 책, 아니면 다른 책을 하나 둘 들고 나왔다. 여기에는 유아책 5000여권 등 모두 17만원의 책이 배치돼있다.

 

사실상 '책이랑 아이랑'이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 아이와 아빠 또는 엄마가 함께 책을 읽으면서, 가족이란 동질감을 더 없이 느끼는 것을 넘어, 어려서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엄마, 언니와 함께 온 소윤아양(5)은 "가족과 함께 재미있는 그림책도 보고, 만들기도 해서 좋다"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다음 주에도 꼭 여기에 올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구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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