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후보가 전북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때 전주 완산을서 출마한 정운천 후보를 격려할 때도 소나기 지나가듯 그냥 스쳐 갔다. 촌음을 아껴써야 하는 그의 선거지원 전략을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 전북을 성의없이 대하고 말았다. 지금 전북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달라졌다. 정운천 후보가 35.79%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후보는 경선 때부터 전북을 과거와 다르게 대했어야 옳았다. 지난 13일 군산시가 물폭탄을 맞고 도시 전체가 전쟁터처럼 참혹한 현장으로 변했지만 대선 주자 중 정세균 후보만 현장을 다녀 갔을 뿐 그 누구 하나 관심을 주지 않았다.
여야 대선 주자로부터 전북이 관심을 못끄는 이유는 그간 도민들이 특정 정당에 한해서 싹쓸이 묻지마 투표를 해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그간 전북에서 표를 주지 않기 때문에 헛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면서 외면했고 민주당은 "공 들이지 않아도 지역정서상 몰표가 나올 지역이기 때문에 특별히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전북 홀대론은 새누리당한테는 표를 주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철석같이 믿었던 민주당 한테는 표를 주고도 당해왔다. DJ정권 때 새만금사업을 발목 잡았던 사람들이 바로 이웃 전남 사람들이었다는데서 비롯된다. 그런 줄도 모르고 도민들은 호남이라는 지역정서에 묶여 바보처럼 무작정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
그러나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되면서 전북에 묘한 정치적 기류가 형성됐다. 기존 민주당에 강한 불만기류가 형성되면서 4·11 총선 때 7명이나 새인물로 갈아 치웠다. 더 중요한 것은 수도권 40대층이 여야 대선 후보 모두를 부정하는 대신 서울대 안철수교수를 지지하는 것처럼 전북에서도 안교수 지지층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출마선언도 안한 안교수가 본도 출신 정세균후보를 제치고 여야 후보 중 계속해서 수위를 달리는 것은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후보가 모두 싫다는 것이다.
이제야 도민들이 과거 민주당에 대한 묻지마식 싹쓸이 투표가 잘못됐음을 자각하고 있다. 바로 그점이다. 이번 대선은 안교수를 포함 야권에서 후보단일화가 이뤄지면 51대 49로 끝날 공산이 짙다. 그렇다면 3.7% 147만표를 갖고 있는 도민들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새누리당 박후보도 안교수와 지지도면에서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지만 지금보다 200만표를 더 얻어야 당선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민주당 후보도 전북인들의 표가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다.
도민들은 여야 대선 주자들에게 애걸복걸하다시피 되지도 않은 새만금사업을 아쉽게 어떻게 해달라고 매달릴 필요가 없다. 새만금에 목숨을 거는 것보다 지지후보를 잘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 오는 3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지는 민주당 전북경선 때부터 야무지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도민들이 물러터졌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북 칼라를 세워야 한다. 근소한 차로 당락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전북의 표값을 높여야 한다. 군산 수해 현장을 외면하고 선거인단 표 모으기에 전념하는 도내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 줄세우기를 통해 각자 기염을 토하지만 결과는 엇갈릴 수 있다. 도민들이 안교수를 지지하고 나서부터는 의식이 완전 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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