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경제연구원 생활 접고 익산 정착한 이환철씨】"표고버섯 커가는 모습에 농사일 자신감 붙었죠"

2년 만에 하우스 8동으로 늘려 / 유통구조 개선 직거래 활성화 / 2차산업 진출방안 연구도

▲ 2년 전 익산으로 귀농한 이환철씨가 올해 첫 표고버섯 수확을 앞두고 하우스에서 작목 상태를 점검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몸은 좀 힘들어도 마음은 정말 편안합니다. 인생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할까요."

 

10년 넘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잘나가는 국내 경제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년 전 익산으로 귀농한 이환철 씨(52)는 시꺼먼 피부나, 흙 묻은 옷차림, 무엇보다 자신의 밭을 찾는 사람들을 환하게 맞아주는 영락없는 농사꾼이 되어 있었다.

 

이 씨는 "작년 심었던 양상추는 투자비 대비 200%정도 이윤을 얻었는데 인건비와 잡비를 감안하면 손해 봤어요. 그런데 고추농사는 500%정도, 재미를 좀 봤습니다."라며 싱글벙글했다.

 

경제용어가 술술 나오는 이씨를 바로보고서야 그가 경제연구원에서 활동했음을 조금이나마 짐작케 한다.

 

이 씨는 1988년 원광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이듬해에 프랑스로 유학가 10년 동안 공부한 경제전문가다.

 

귀국한 뒤 대한경제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단독 강좌를 개설해 운영할 정도로 업계에선 인정받던 유망한 전문가였다.

 

그러던 그가 업무 스트레스가 심해 귀농을 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건 2008년께.

 

시간만 나면 시골로 내려와 부모님이 농사짓던 땅에 복숭아, 매실나무 등을 심었다.

 

틈틈이 귀농인 교육을 온라인으로 100시간 이상 받으면서 마음을 굳혔다.

 

각종 작목부터 기계사용법, 농약사용법, 토양관리 등 농사 관련 지식을 습득했고, 경실련에서 주관하던 도시농부학교에서도 공부를 마쳤다.

 

3년에 걸쳐 귀농을 준비했던 그는 2011년 3월 사표를 던지고, 귀농을 실행에 옮겼다.

 

이씨는 "도시생활이 지겨웠고, 스트레스가 온 몸을 감싸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시골에 내려와 땀을 흘리면 그게 그리 즐거웠다"고 했다.

 

이렇게 2년 전 익산으로 귀농한 이씨는 요즘 표고버섯 재배에 한창 빠져있다. 그는 1동에 150평가량 되는 하우스 8동에서 표고를 재배하고 있다.

 

처음에는 초보농사꾼이 키우기엔 어렵다는 말에, 지난해 2동에서 표고를 시작해 8동으로 번식했고, 지금은 아주 잘 키우고 있다.

 

이씨는 "표고는 보통 1년반 정도 길러야 수확이 가능한데, 올해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잘 크고 있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며 "처음에는 어렵다고 해서 망설였는데 버섯이 커가는 모습에 자신감도 붙고 있다"고 말했다.

 

하우스에서 표고를 기르며, 논농사와 사과·배를 키우는 자그마한 과수원, 텃밭을 활용한 고추·상추 등 다양한 농사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자연과 가까워지며 농촌의 문제점도 발견해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심었던 양상추와 고추농사 모두 성공했다"면서 "하지만 양상추는 유통구조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제값을 받지 못했지만, 고추는 서울의 지인들과 직거래를 통해 높은 이윤을 남겼다"고 했다.

 

그래서 이씨가 표고버섯 재배를 하며 남는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바로 유통구조 개선 즉 직거래 활성화와 농민들이 직접 2차 산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연구한다.

 

최근에는 익산시귀농귀촌연합회를 만들어 귀농하는 이웃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하기도 한다.

 

이씨는 "저도 귀농을 2년 넘게 준비했는데 다양한 정부의 지원이나, 자치단체의 보조사업을 모르고 넘어간 경우가 상당했었다"며 "특히 귀농을 앞둔 분들이 어떤 작목을 선택할지, 어떤 경험을 쌓아야 되는지 정보를 한데모아 제공하는 모임이 필요해 익산시의 도움을 받아 결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농촌의 가장 큰 문제점은 1차 산업에 머물면서 고수익을 올리지 못하는데 있다"면서 "직거래를 활성화시키는 유통구조 개선이나, 농촌에서도 가공산업을 통한 2차 산업에 뛰어드는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쌀 농사의 경우 가공식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추와 같은 쉽게 상하기 쉬운 채소나 과일의 경우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활성화'를 강조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가고 있다.

 

특히 일상에 찌들어져 있던 서울생활에서 받았던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귀농으로 사라졌고, 가정의 행복도 되찾았다고 했다.

 

▲ 이환철씨가 트랙터를 운전하며 텃밭을 일구고 있다.

아버지의 귀농모습을 지켜본 뒤, 사회에 정착해 가는 두 자녀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음을 보람있게 생각하며, 농촌생활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

 

아울러 올해 5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기대하는 이씨는 "올해 5천본에서 5000만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고, 앞으로 1만5000본에서 2만본으로 확대해 연간 2억원 수입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처음 귀농을 반대하던 집사람도 힘을 보태며 이제는 서로 만족해하고 있다"고 행복해 했다.

김진만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건·사고경찰, 무주 양수발전소 드론 촬영하던 30대 조사⋯"대공혐의점 없어"

정읍이상길 정읍시의원, 정읍시장 선거 출마 선언

교육일반전북교육청 내년 4조 4437억원 편성…전년 대비 2.8% 감소

사회일반백창민 전 김제시의원 “김제시장 금품 수수 의혹 공익제보자, 1%도 관련 없어”

남원지리산 단풍, 이번 주 ‘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