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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동계면 정착 김석균씨 "흙·볏짚·왕겨로 친환경 보금자리 만들어요"

마을주민에 자연재료 이용 흙집 짓는 방법·기술 전수 / 사회적기업·협동조합 설립 계획

▲ 순창 동계면 주민들이 친환경 재료인 흙과 볏짚, 왕겨를 이용해 집을 짓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자연의 재료로 따뜻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 저의 소박한 꿈입니다. 순창군에 생태건축학교와 교육전시관을 만들어서 기술을 같이 나누고 직접 만든 집을 통해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달 순창군에서는 도내 최초로 이색적인 귀농귀촌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곳에서 유독 눈에 띄는 사람이 바로 김씨였다. 그는 '흙으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이라는 부스를 운영하면서 흙과 볏집을 이용해 집을 짓는 방법을 직접 실습을 통해 설명하면서 흙사랑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다른 곳보다도 특히 인기가 좋았던 이 부스에서는 귀농귀촌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흙 집에 대한 동경을 이끌어냈다.

 

"벽에 볏짚을 채우고, 거기에 흙으로 미장하면 된다. 자연친화적인 재료를 가지고 지으면 단열이 잘돼 연료비가 반으로 줄어든다"고 진지하게 설명하는 그의 설명을 듣고 예비 귀농귀촌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는 지난 1월 8일 순창군으로 귀촌했다.

 

정읍이 고향인 그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전주에서 다녔고, 졸업 이후 진안, 장수, 무주, 나주, 충남 공주 등에서 다양한 직업을 거치다 결국 농촌에 정착하겠다는 마음으로 순창을 찾았다.

 

전라북도 내에서 어디로 갈지 망설이고 있을 때 순창군귀농귀촌지원센터장인 이수형씨의 소개로 순창에 오기로 결심했다.

 

15년동안 생태건축을 하면서 귀농귀촌센터의 강사로 일해 온 인연이 순창으로 오게 만든 것.

 

순창에 오겠다는 결심과 함께 생태건축학교와 전시관을 지을 생각부터 했다.

 

김씨는 자신이 구상하는 적당한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순창 이곳저곳을 찾아다녔고 다행히 동계면에 알맞는 장소가 있었다.

 

창고를 매입해 생태건축 교육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은 5월부터 7월까지 2개월가량 소요된다. 일단 교육관이 지어지면 주위 사람들에게 교육을 시키고, 예비 사회적기업도 신청할 계획이다.

▲ 김석균씨가 주민들에게 흙과 볏짚을 배합하는 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김씨는 "이미 충남 공주에서 생태건축협동조합을 만들어 활발한 활동을 벌인 경력이 있기에 여럿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면 집을 지을때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순창에서도 교육관과 전시관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생태협동조합을 만들고, 따뜻하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흙집을 지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많은 주변 사람들이 자연의 재료로 따뜻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자신의 기술을 함께 나누고 생태를 활용한 다양한 정책 개발에도 온 힘을 쏟아부을 작정이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씨는 이어 "실제로 흙집을 지었으며, 왕겨나 볏집 가지고도 충분히 따뜻하고 아토피나 기관지염에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3개월된 아이가 모세 기관지염에 걸렸을 때 집안환경이 아이의 건강을 헤칠수 있다고 생각한 김씨는 흙집을 짓기 시작했다.

 

친환경 재료인 흙과 볏짚, 왕겨를 이용해 집을 짓자 아이의 건강은 좋아지고 집안은 따뜻해졌다. 70만원이 들어갔던 한달 연료비가 딱 절반인 35만원으로 줄었다.

 

그때부터 흙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흙이나 볏짚, 왕겨, 돌 등 자연재료들이 많은 이런 농촌에서 사는 것이 무작정 좋다"는 그는 15년간의 건축을 하는 동안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지난 2009년 진안 데미샘마을에선 '엄니들 겨울쉼터 만들기'라는 흙건축 워크캠프를 운영하고 실제로 농촌 어르신들이 겨울내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물론 구들놓기부터 구들돌, 짚과 흙, 아궁이, 볏짚, 창문 등 옛날식 구들장 흙집을 만들어 마을 주민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곳 어르신들은 두고두고 고맙다는 말을 지금까지 한다고 하니 구들장에 허리 지지고, 온 몸을 지지는 그 맛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나주 담틀집에서는 창호지로 만든 창을 만들어 주는 등 15년동안의 생태건축은 많은 사람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연극과 풍물에만 10년을, 청년문학회 활동으로 시를 쓰고, 리포터까지, 병원 원무과장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으나, 결국 대학원은 다시 건축을 전공하게 된 그는 "건축이 자기의 천직"이라고 말했다.

 

흙 속에서 흘려 보내며 흙이 손에 익고 건축이 눈에 익어가다보니 "집이란 기술로 짓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철학을 지어가는 것이구나" 깨달았다는 그는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짓는 것을 꿈으로 삼아 오늘도 내달리고 있다.

 

● 김석균씨가 꿈꾸는 귀촌세상 -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농촌 롤 모델 창출

▲ 이수형 순창군 귀농귀촌지원센터장(왼쪽)과 김석균씨.

김석균씨가 순창에 오기까지는 특히 이수형 귀농취촌센터장의 힘이 컸다.

 

두 사람이 지향하는 귀촌에 대한 꿈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수형 센터장은 '귀농귀촌인 유치와 지속가능한 마을만들기'를 위해 맞춤형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과 귀농귀촌인이 상생할 수 있는 농촌인프라를 만들어간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특히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농촌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젊은 사람들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농촌문화를 만들어가며, 시골에서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또 농촌공동체를 위한 귀농귀촌 우수정착모델을 만들어 순창이 2015년까지 귀농귀촌하기 가장 좋은 지역으로 인정받게 하기 위해서 다양한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김석균씨와 함께 젊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지역에 맞는 적정기술을 널리 보급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생태건축과 개량화덕, 보일러, 태양열 등 자연재료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폭넓게 살아갈 수 있는 기술 보급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며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으로 발전시켜서 진정한 귀농귀촌의 롤 모델을 만들어갈 작정이다.

임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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