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로 정읍 녹두장군 휴게소 이색공간
장거리 여행객들이 고속도로 휴게소를 선택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할까. 목적지까지 시간을 따지는 게 가장 우선이겠지만, 좀 더 가거나 덜 가더라도 편익시설 등을 감안하는 경우도 많다. 그 휴게소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호남고속도로 하행선에 자리잡은 전북지역 휴게소는 익산 여산·완주 이서·정읍 녹두장군 휴게소가 있다. 그 중 정읍 휴게소는 정읍·고창지역과 전남으로 가는 여행객들의 쉼터다. 도로공사가 테마휴게소로 선정한 정읍 녹두장군 휴게소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공간들이 많아 여행객들을 즐겁게 한다.
호남고속도로 정읍 녹두장군 휴게소의 대표적인 이색공간은 얼음방 시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중 유일하게 설치된 이글루 모양의 얼음방 시설은 정읍 휴게소의 최고 명물이다. 특히 요즘 같은 찜통 더위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릴 만큼 여행객들이 단연 인기다. 휴게소 중앙에 위치한 지름 5m의 얼음방 안에는 밤새 냉동한 길이 70cm, 두께 20cm가량의 얼음 20여 개를 비치해 실내온도를 영하 5-8도를 유지하고 있다.
"가볍게 생각하고 설치했는데 의외로 좋은 반응이어서 처음에는 저희가 놀랄 정도였습니다"
정읍휴게소 박두희 소장은 2008년 설치 당시 20명씩 줄을 세워 입장시켜야 할 만큼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두 다리가 없는 장애자가 손을 짚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없었던 점을 미안하게 생각했다. 가족 여행객들은 이글루 모양의 얼음방이 신기한 듯 다른 가족을 찾아 얼음방을 이용하게 하는 등 한바탕 왁자지껄 소리 지르며 신명난 시간을 갖기도 한단다. 이용자들은 5분만 얼음방에 있어도 더위와 졸음이 싹 달아난다고 엄지손가락을 쳐든다.
초창기에는 얼음방 입구에 펭귄과 북극곰 그림을 넣은 기념 촬영대도 설치했고, 얼음방 안에 음악을 들려주기도 했다. 또 겨울에는 찜질방으로 변신시키기도 했다. 얼음방 유지를 위해 한 달 전기료만 100만원 정도 든다는 게 휴게소 측의 설명이다. 5월부터 8월말까지 여름 휴가철 운영되고 있다.
솔숲공원도 정읍 휴게소의 자랑거리. 휴게소 옆 야산에 나무와 꽃을 심고 연못과 분수를 만들어 이용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200m 둘레에 황톳길을 내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했으며, 운동시설이 들어서 있다. 여름철 시원한 분수도 볼 수 있다. 헌 배를 이용해 발을 담글 수 있는 족욕시설이 설치돼 있다. 박 소장은'배가 산에 있다'고 족욕시설을 소개했다. 겨울에는 공원 여유 공간을 활용해 눈썰매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정읍지역의 특성을 살린 아이디어다. 정읍 솔숲테마공원은 지난해 10월 도로공사로부터 '이달의 테마공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읍 휴게소의 '동물농장'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솔숲공원 앞에 설치된 동물농장에서 토끼와 공작새 등을 볼 수 있다. 공원 입구에는 또 군용 탱크가 놓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휴게소측은 고객서비스와 함께 지역 친화적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에는 정읍시와 연계해 여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정읍의 자생녹차 시음행사를 열었다. 또 지역의 특산품인 정읍 산외 한우를 원료로 한 '산외 한우 뚝배기불고기'메뉴를 개발해 전국 맛자랑대회 우수상을 받았다.
박 소장은 "장거리 운전을 하다보면 다리를 뻗고 누워있기도 해야 충분한 휴식이 된다"며, "휴게소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객 눈높이에 맞췄다"고 말했다.
정읍 녹두장군 휴게소 이용객은 하루 평균 1만명~1만5000명 정도로, 전국적으로는 중위권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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