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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의 변화] 교과서엔 없는 문화체험 '방과후가 즐겁다'

원예·요리·미술·합창·바둑…실력 '쑥쑥' /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올바른 성장지도

▲ 전주 삼천동 소망지역아동센터 난타 수업.

지역아동센터는 보호자와 지역사회를 연계하면서 아동이 건전하게 육성될 수 있도록 아동을 보호하고 교육하며, 건전한 놀이와 오락을 제공하는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동복지 이용시설이다.

 

현재 전북지역에는 286개 센터에서 7400여명의 아동이, 전주에는 64개소로 1000여 명의 아동이 생활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시설장의 교육철학에 따라 운영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최근에는 대부분 아동에게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서 아동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지역아동센터들이 생겨나 주목을 끌고 있다.

 

차별화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취재했다.

 

△부모님 퇴근할 때까지 지역아동센터에서 공부해요

전주시 효자동에 사는 이미숙씨(49)는 맞벌이 부부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2학년인 늦둥이 딸 지현이가 혼자 집에 있다는 생각에 퇴근시간만 되면 마음이 다급해졌다. 큰딸은 타지에서 대학에 다니고, 고등학생인 아들은 밤 10시가 넘어야 귀가하므로 학교 방과후교실을 마치고 5시경 돌아와 혼자 있는 지현이 저녁을 챙겨줘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여유가 생겼다. 지인의 추천으로 다니게 된 지역아동센터에서 저녁을 먹고 7시까지 놀다가 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아동센터는 방과후 아동에 대한 적극적 대책 마련을 위해 2003년 아동복지법에 의해 기존 공부방 위주의 방과후교육이 아동복지시설로 법제화되면서 빈민계층에 국한된 공부방이 아니라 지역중심의 보편적 아동서비스로 확대되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인 맞벌이부부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동에게 교육뿐 아니라 복지, 의료, 문화 등 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일본어는 물론 합창, 요리까지 배운다

▲ 전주 인후동 새움지역아동센터에서 실시한 가족캠프에 다녀온 후 아이들이 만든 포스터.

전주시 인후동에 위치한 새움지역아동센터는 거점기관으로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다. 일본어, 합창, 하모니카, 바둑, 안전교육, 요리 프로그램들이 아동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센터에 들어서니 중앙벽면에 가족캠프를 다녀온 후 만든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여름방학마다 가족사랑 캠프를 진행하는데 지난해에는 제주도를, 올해는 서울역사탐방을 다녀왔다.

 

장화정 사회복지사는 "물론 교사의 입장에서는 더 귀찮은 과정이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동들이 주체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아이들을 믿어주는 만큼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보람과 긍지를 가질 수 있다고 좋다"고 설명했다.

 

△영어민 영어수업에 원예치료 프로그램 받으며 실력 쑥쑥

▲ 전주 평화동 꽃밭정이지역아동센터 원어민 수업.

전주시 평화동에 위치한 꽃밭정이지역아동센터는 다른 센터보다 공간이 넓어 야외놀이를 많이 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야외로 나가 배드민턴 축구 피구 등의 운동을 즐긴다. 특색사업으로 원예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센터 입구에 심어진 예쁜 꽃도 아이들이 활동한 결과물이다. 올해는 주변 공터에 고구마 옥수수도 심었다.

 

신철호 사회복지사는"우리 센터는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성장기에 있는 아동들이라 먹는 것에는 재정을 아끼지 않는 편이어서, 센터에서 김치도 직접 담그고, MSG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난타, 한문수업 자체적 프로그램 운영으로 문화체험 기회 줘요

 

전주시 삼천동에 위치한 소망지역아동센터는 2년간 진입평가를 받은 후 올해부터 운영비 지원을 받게 됐다. 난타, 그림, 한문수업, 바둑 등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주변 지역아동센터와 연합활동으로 아동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주변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전북대 봉사동아리가 주최하는 레이보우 브릿지 행사에 참여했다. 애니메이션영화를 보고 물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었다. 삼성장학재단이 후원하는 농사체험으로 상반기에는 옥수수를 재배하여 수확했고, 하반기에는 배추를 심는 활동도 진행한다. KT 아이티써포터즈팀이 강사를 지원해주어 8회차에 걸쳐 미술수업도 진행했다. 전북푸른운동본부에서 지원하는 숲 체험도 매달 1번씩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운영하는 센터의 경우 재정적인 어려움도 적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원되는 복지수준의 운영비는 종사자 인건비와 프로그램 진행비, 각종 공과금과 시설 운영비로 지출하는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한상호 시설장은"아동에 대한 서비스는 많이 요구되지만 예산이 적어 많은 지역 아동센터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 조정현 전북지원단장 "학력위주 교육은 그만, 아이들과 행복 나눠요"

 

- "지역아동센터전북지원단은 양적으로 증가한 지역아동센터가 아동복지를 위한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역아동센터 이용아동과 종사자를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지역아동센터전북지원 조정현 단장은 지역아동센터가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정과 사회, 국가와 협력하여 지원하고 돌보는 1차적 지역보호망이자 또 하나의 가정이라고 소개했다.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위한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보완할 필요도 있다는 게 조 단장의 생각이다. 조 단장은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낮으므로 다른 아동복지시설에 준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자치단체가 재정적 범위 내에서 추가적인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다른 아동복지시설에 비교할 때 직원의 인건비가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아동지도수당'과 같은 장려금 지급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조 단장은 "종사자의 질이 지역아동센터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지역아동센터의 시설장, 생활복지사, 아동복지교사 등 근무자에 대한 교육훈련의 기회를 늘리고, 교육의 내용을 전문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시설장은 기관운영과 자원개발에 대한 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생활복지사와 아동복지교사에 대해서는 아동에게 학습지도, 상담, 사례관리, 문제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지도기법 등에 대한 보수교육을 보다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함께 꿈꾸며, 함께 나눌 수 있는 건강한 희망놀이터입니다. 아동이 올곧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신경을 써야지요. 아이들이 행복해야 지역사회가 행복해집니다. 아이들의 평화로움이 지역사회의 가장 소중한 가치로 솟아나기를 희망합니다."

 

조 단장은 현재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지원 및 프로그램지원을 통해 표준화된 지역아동센터의 모형을 제시하고, 지역사회 욕구조사와 연계사업을 통해 지역사회 내 아동복지서비스의 지원체계를 확보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나치게 학력 위주의 교육에 불편해하는 조 단장은 "현재 살아가는 삶의 주체가 현재의 삶에 행복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동들에게 공부만을 강요 하고 있다"며 "아동들이 현재의 삶에 행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어 "지역사회가 아동복지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면 좋겠다"며 "불우이웃돕기나 장학금 전달 차원에서 연말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봉사해주면서 아동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이금주(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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