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귀퉁이를 판다
삽날에 찍혀 달아났다가 절뚝절뚝 되엉기는 햇살,
덜 마른 시래기타래에 튕겨 나온 햇살이
무구덩이 맨흙 위에 쏠린다
뽑히는 게 팔리는 게 통째로 묻히는 게 깜냥인
아작아작 씹혀도 몸뚱이밖에 없는 요놈들 자리
햇살을 골고루 펴서 깔아야겠지
고뿔들지 말라고 흙으로 봉을 올리고
짚으로 두툼하게 덮어주리라
흙에 검불이 섞이면 무가 썩는다기에
삽날에 들러붙는 검불을 떼어낸다
* 이병초 시인은 1998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으로 〈밤비〉 〈살구꽃 피고〉를 펴냈다. 현재 웅지세무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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