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사지 들판에 벌써 싸리눈 비친다
아랫녘 바닷가, 눈 많은 고장인 탓이다
개펄에 누운 늙은 고깃배 두어 척
그대로 풍경이 되는 마을 끝
이름뿐인 선창, 한때
어부들 웃음소리 드높았다는 오두막 주점
오늘 장사도 될성부르지 않다
고향 보자고 찾아든 친구 위해
짚검불 타닥대는 아궁이 앞에 쪼그린
시인은 소주에 피조개를 시킨다
다른 조개는 다 구어 먹어도
피조개만큼은 생으로 먹어야 혀
피도 먹어야 혀
그렇게 잔이 오가다보니
소주 몇 병은 일도 아니다
조그만 눈 봉우리 된 뒷결 두엄자리 우에
오줌발로 우리는 무슨 글자 쓰는가
싸락눈은 고대 함박눈으로 되어 있었다
* 제1회 군산문학상 수상작. 호병탁 시인은 1990년 시집 〈칠산주막〉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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