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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향기에 흠뻑…우아한 봄맞이 어때요

'길따라 그림따라' 전주 사설 갤러리 / 전주 26곳…작년 사설 화랑 잇단 개관 / 단순 전시서 복합문화 공간으로 변신

▲ ‘서학동사진관’

미술 작품은 과거 일부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도 혁명 이후 국민의회의 결정으로 1793년부터 일반에게 공개했다. 대가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감상권 또한 시민혁명의 소산인 셈이다. 보통 화랑이라 일컫는 ‘갤러리(gallery)’라는 말도 이를 방증한다. 갤러리는 본래 복도, 극장의 발코니 등을 뜻했다. 왕족이나 귀족이 복도에 작품을 걸어놓고 감상했던 행위가 시민의 문화향유로 확대됐다. 도내에서도 소규모 사설 갤러리가 잇따라 개관해 미술품에 대한 문턱을 낮추는 한편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화창한 주말, 주요 사설 갤러리를 따라 도심을 순회하며 미술 작품과 함께 우아한 봄을 맞아보자.

△새로운 문화아이콘

 

지난해 도내 미술계의 가시적인 현상은 사설 갤러리의 개관 바람이었다. 전주지역에 누벨백, 미루, 서학동사진관, 서학아트스페이스, 숨, 얼, 인드라망 아트 컴퍼니, 지숨, 태조궁 등 10개에 가까운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작가의 전시공간과 대중이 미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해졌다.

   
▲ 갤러리 ‘교동아트미술관’

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상호를 내건 곳은 지난달 기준 전주 26곳, 익산 3개, 군산 6개, 완주 6개 등 모두 41개로 집계된다. 실제 미술작품을 상시적으로 전시하는 갤러리는 이보다는 적지만 한옥마을 주변과 신시가지 등에 신규로 문을 연 갤러리의 경우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갤러리간 전시를 비교하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젊은 작가의 실험성, 중견작가의 깊이 있는 화폭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조형화한 조각품까지 골라 볼 수 있다. 소규모 갤러리는 상당수 50~115㎡ 가량의 독립된 전시공간을 갖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 갤러리 ‘서학아트스페이스’

△갤러리따라 문화관광

 

도내 대표적인 관광지인 전주 한옥마을과 그 주변에도 다양한 사설 갤러리가 포진해 있다. 초코파이빵과 바게트버거로 배를 채웠다면 이제는 갤러리 기행이다. 먼저 지난 2007년 개관해 지역작가를 육성하는 곳으로 손꼽히는 교동아트미술관과 교동아트스튜디오다. 경기전과 중앙초등학교 옆에 있던 속옷 생산 공장을 미술관으로 바꾼 한옥마을의 대표적 문화공간이다. 연중 자체 기획전시 외에도 한지 관련 상품을 판매하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근 태조로에는 디지털 사진을 아날로그인 한지로 바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숨이 있다. 태조로에서 은행로를 접어들어 우석대 전주한방문화센터를 지나면 문전성시를 이루는 아카갤러리와 카페가 있다. 2층 전시장과 발코니에서 보는 한옥마을의 풍경이 일품이다. 다시 은행로를 따라 향교길로 접어들면 미루갤러리다. 아담한 건물 표면을 돌로 장식한 외관이 눈에 띄며 신진 작가 위주로 전시가 이뤄져 신선하고 재기 발랄한 작품을 볼 수 있다.

   
▲ 갤러리 ‘미루’

싸전다리를 지나 전주교대 부설 초등학교 인근에는 깔끔한 3층 건물의 서학아트스페이스가 지난해 말 문을 열었다. 2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는 도내·외 작가의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예술촌의 초입에 있어 이곳을 시작으로 사진 전문 갤러리인 서학동사진관, 이소 자수공방 등을 비롯해 지역 작가의 작업실이 즐비해 있다.

 

한옥마을을 벗어나 옛 도청사가 있는 전라감영로에 들어서면 기와 지붕을 얹은 태조궁관광호텔이 눈길을 끈다. 1층에 갤러리를 운영하며 그림이 있는 호텔을 만들었다. 이어 전주천변을 따라 진북교로 향하면 우진문화공간이다. 담쟁이 넝쿨이 회색 건물을 뒤덮은 건물 1층에는 200㎡가 넘는 전시장을 갖추고 있다. 주로 젊은 작가를 발굴하는 이곳은 오는 19일까지 신예작가 초대전을 진행한다.

 

전주천을 건너 아파트촌인 서신동의 서신중학교 인근에는 서신갤러리가 자리하고, 전북대와 덕진공원 앞길인 권삼득로를 따라 천변방향으로 걷다보면 역시 찻집 2층에 마련된 얼갤러리가 있다. 이웃에는 전북도문학관이 있어 그림과 함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서부신시가지에도 신생 갤러리가 도심에 문화의 향기를 풍긴다. 롯데마트 전주점 인근 삼성안과 1층의 갤러리 숨과 도청 인근 홍산남로에 위치한 누벨백, 전주대 인근 배학 3길에 있는 인드라망도 연중 다양한 작가의 전시를 열고 있다.

   
▲ 전주 한옥마을 교통아트에서 첫 선을 보인‘김병종 30년 생명을 그리다’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모습. 전북일보 자료사진

△다방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도내 지역에서 갤러리의 기원은 다방이다. 당시에는 전시공간이 부족해 ‘삼양다방’같이 문화예술인이 자주 모이는 곳에서 전시가 이뤄졌다. 이후 1982년 전북예술회관, 2001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공공시설이 들어서 다소나마 전시 수요를 해소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도심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문화공간이 생겨나고, 갤러리가 정형화된 전시공간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전시공간뿐 아니라 소품 판매나 찻집과 연계해 반사이익도 창출하고 있다. 지가가 높은 한옥마을의 경우 상업성과 함께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찻집, 갤러리, 숙박시설을 갖춘 서학아트스페이스 김성균 관장은 “편안하게 찻집을 찾았다 작품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예술인 마을에 위치한 만큼 관람객의 충족감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신동 (사)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회장은 “갤러리는 어떤 형태든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결국 문화를 풍부하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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