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생산·비효율적 행사 과감하게 폐지 / 미국 원자재 수입 과정 300억 절감 보람 / 부조리 예방·안전한 시공하도록 지원
공기업 이사장이나 감사 등 임원은 ‘신이 내린 직장’중에서도 가장 선망받는 자리다. 많은 권한과 혜택이 주어지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감시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공직사회나 사기업에 비해 오늘날 공기업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 방만경영이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다.
현 정부들어 대통령부터 공기업 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경영 투명성 확보와 윤리경영을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설영주 한전원자력연료(주) 상임감사(61)를 대전 유성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전원자력연료(주)는 정부 재투자기관으로, 핵연료의 국산화와 핵연료 주기기술의 자립을 위해 1982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핵연료 설계 및 제조 전문회사다. 쉽게말해 국내 23기의 원자력발전소에 소요되는 핵연료를 독점적으로 생산, 공급하는 회사다.
-원자력 연료(핵연료)가 우리 국민들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향후 국가차원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에너지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오늘날 선진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고 국민들이 잘 살수 있게 된 것은 전력산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이는 화력발전과 함께 큰 축을 이룬 원자력발전이 그 원동력이 됐습니다. 수입한 우라늄을 이용해서 우리 회사(KNF)가 설계하고 제조해서 원자력발전소에 공급하는 원자력연료(핵연료)는 우리나라 전력에너지의 40% 이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소결체 1개에서 생산되는 전기량은 약 1,800 KWh로써 1가구의 8개월 사용량에 해당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원자력발전 국가이고 원전 수출국이지만 경제 발전과 비례하여 향후 에너지 수요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원전이나 원자력 하면 무조건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원전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국내 원전업체의 성장중심 과정 속에서 일부 직원들의 도덕성 상실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린 것도 사실입니다. 원전은 위험성을 철저히 통제하고 안전하게 운영 관리할 수만 있다면 풍요로운 인류사회 및 경제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 자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원전의 안전과 쇄신을 강조하신 바 있는데, 천만다행으로 우리나라의 원전은 이러한 자연재해에도 시설들이 안전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조치가 잘 돼 있습니다.”
-감사로서 재임하는 동안 가장 보람된 일을 꼽는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흔히 감사라고 하면 적당히 월급이나 받고 누리는 자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3년 전 감사에 부임하자마자 개혁을 위해 뛰고 또 뛰었습니다. 작년 7월 무려 3000만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국부의 해외유출을 막은 일이 있습니다. 미국 원자력 기업인 웨스팅하우스(WEC)를 상대로 원자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전체 비용의 10%인 3000만달러(한화 약 300억원) 이상을 절감한 것이죠. 외람되지만, 우리 회사가 설립된 32년 역사에서 최고의 성과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과거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증기발생기 전열관의 예비타당성조사 정부과제 탈락 상황에서 제가 직접 나서 기획재정부, KDI 관계 심의위원을 대상으로 설득해서 국산화 토대를 만들고 일자리 창출을 한 사례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런 노력들은 회사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저항이 있었을 듯 합니다.
“흔히 개혁하는 게 혁명하기보다 어렵다고 하죠. 회사의 방만경영을 개혁하고 조직의 능률적인 개혁쇄신이나 고품질의 안전한 원자력연료를 생산, 공급하자는 원칙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자신의 이해관계 등에 얽매여 선의의 시도와 노력에 대해 끝없이 저항하는 현상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원전산업의 수출 강국 도약을 위해 사심 없이 청렴성의 정신으로 리더십과 역량을 발휘하려 밤잠을 설쳤습니다. 나 개인을 위한 일이 아니고, 회사와 조국을 위한 일이라고 설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확한 원칙을 고집했습니다. 경영 투명성과 철저한 감사직무 수행, 전방위적 경영쇄신 및 개선활동에 이젠 모두가 인식을 함께하고 있고, 감사 기능이 단순히 트집을 잡는 게 아니고,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는데 이젠 공감하고 있다고 봅니다.”
-요즘 정부 차원에서 방만경영 해소를 위한 제도적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직원 MV활동(체력단련의 날)을 폐지하는 등 자구노력을 벌써부터 해오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노사합의하에 비생산적·비효율적으로 시행해 오던 매달 해오던 체력단련의 날 행사를 완전히 폐지했습니다.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11억7000만원을 줄인 것입니다. 경영관리본부장 직속 기구로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던 건설 관리팀에 대한 조직편제를 직속기구에서 분리해 신규사업단으로 개편토록 했고, 건설공사 업무에 대한 전반적 직무감사 실시 및 업무 부조리 근절 활동을 펼쳤습니다. 2016년까지 건설되는 핵연료 성형가공시설 증설(제3공장)과 논산플랜트(NSA)등 2개의 대형공사를 포함, 공사과정 전후에 있을 수도 있는 부조리 예방과 안전한 시공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고향을 떠났지만, 한번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전북은 도세와 경제구조는 취약하지만, 이를 상쇄하고 남을 문화예술 자원들이 많습니다. 조선왕조의 기반을 이룬 전통문화는 물론, 새로운 경쟁력을 지닌 아이템들이 다른 시·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사례는 물론, 순창의 장수연구소, 남원의 김병종 화백 미술관 같은 경우는 미래 문화자원의 하나입니다. 전통문화와 창조적 문화를 하나로 엮어내는 것이야말로 전북의 발전 대안이 될 것입니다. 전북이 문화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서 크게 번성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전세계적인 추세가 원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도민들께서도 가장 안정적이고, 가장 환경친화적인 원전 연료가 공급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항상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 설영주 감사는 공공기관 개혁 '전도사' 감사 전문성 '자타공인'
공기업 개혁의 전도사로 널리 알려진 한전원자력원료(주) 설영주(61) 상임감사는 남원에서 출생, 남원초·용성중·전주제일고(옛 전주상고)를 졸업한뒤 상경, 19세에 서울시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군대를 마친후 뒤늦게 단국대학교에 입학, 1982년 단국대 총학생회장과 전국대학 총학생회장연합회 회장으로서 본격적인 학생 운동권 활동을 펼쳤다.
대학원 졸업 후 당시 장충식 단국대 총장의 배려로 같은 대학 산업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제13대 국회의원 총선 때 집권여당인 민정당 최연소 후보로 서울 성동을에서 출마했으나, 차점득표에 그치며 낙선했고, 14대 때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정치 활동을 접은 그는 지역 사회의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인컴코리아’를 설립, 중소기업 경영자문 활동을 했고, 바른사회 시민회의 발기인 및 운영위원, 새만금 국가사업 추진을 위한 지원활동, 역사문화유적 보존활동을 해왔다.
3년전 주변의 추천으로 한전원자력원료 상임감사로 발탁돼 다양한 정책활동 경험을 살려 단순한 견제·감시 기능에 그치지 않고 경영 활성화를 위한 성과를 일궈냈다.
그는 타고난 지도력을 인정받아 대전감사협의회 회장, (사)한국감사협회 부회장, 한국원자력학회 평생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서울대 경영대학원 최고감사인과정을 최우수 성적으로 수료할만큼 감사로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군림하지 않고 근로자들과 함께 어우러져 현장을 누비는 성품으로 인해 1000여명의 직장 동료 모두와 형님·아우하면서 지낼만큼 격의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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