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목 구름을 뜯고서 베개를 만들고
아랫목 구름은 요를 짜 둥글게 말아 목련꽃을 피울 거죠.
나는 목련꽃에 세 들어 파랗게 익어가는 당신을 바라볼 거라네요.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건너갈 때면
파랗게 바랜 당신과 나의 청춘은 하늘을 닮아가겠죠.
그때쯤 목련꽃은 벙그러져 하늘을 담고 있어요.
으슥한 밤이 되면 초승달 가지 끝에 걸린 우리는
달 속에 숨어들어가 그윽한 달빛을 퍼 담고 있겠죠.
당신은 나, 그득그득 은은하게 퍼 담은 달빛으로 파랗게파랗게 익어갈 거예요.
내일이면 목련꽃이 활짝 피고요.
△ 김성철 시인은 2006년 ‘봉제동 삽화’로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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