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물량 적고 업체수는 많아 과열 경쟁 / 적정 공사비 확보 위한 회원사 단합 중요 / 종합건설업체와 상생 모델도 만들어야
이 회장도 이에 발맞춰 ‘위기를 기회로, 시련을 도약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내실 있고 안전한 주택사업 활성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지역 경제의 초석이 되는 건설 물량 확보, 전문건설협회 조직의 내실화 및 투명하고 청렴한 건설문화 정착 등 넘어야 할 파고가 만만치 않다. 특히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서해안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고, 전북혁신도시, 만성지구, 효천지구, 에코시티 등 굵직한 건설 개발 사업들이 산재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함께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 회장을 만나 도내 전문건설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및 넘어야할 파고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후 분석한 도내 전문건설업계의 현실을 어떻게 보고계신지요
“현재 건설경기는 대내외적인 경기침체로 위축돼 있으며 전문건설업계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직면에 너무도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전문건설인 스스로도 지나친 과당경쟁과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기반이 약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단결과 화합이 가장 필요합니다. 전문건설인 스스로 사사로운 명예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변화와 개혁의 선봉에 나서 건설업계의 가장 큰 ‘손톱 및 가시’로 불리는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단결된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전북도회 차원의 대책이 있다면
“정부의 불합리한 정책을 개선시키고 업계의 합당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협회를 중심으로 회원사가 단합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적정한 실적공사비와 원가심사제도를 겉돌게 하는 제약들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각 부처와 긴밀한 유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전국 각 도회들과의 연대를 통해 전문건설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모두 분리발주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하향 수직적 명령 방식인 통합 발주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건설산업의 고질적 병폐인 불공정 하도급과 이에 따른 부실공사, 중소업체의 경쟁력 부실을 부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협회가 이룬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전문건설업은 1975년 단종건설업으로 제도화됐으며, 1985년 협회가 창립한 이래 25년을 맞고 있습니다. 협회 회원사간 정보교류와 긴밀한 협력으로 지금의 협회 초석이 마련됐습니다. 큰 집으로 불리는 건설협회와도 그간 논란을 빚은 사안들에 대해 불신을 종식시킬 때가 됐습니다. 도내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모두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큰 집과 작은 집 간 고질적 병폐로 꼽혀온 주계약자공동도급 제도도 서서히 변화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실제 올해 전북도가 설계중인 2건의 공사를 주계약자공동도급제로 발주하기로 약속 받은 바 있습니다. 큰 집인 건설협회와 작은 집인 전문건설협회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고민이 이뤄질 수 있는 상생의 기틀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 건의하고 싶은 사안이 있으신지
“전북은 건설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타 시도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건설경기 활성화는 곧 지역경제 발전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공사 발주물량을 늘려야 하지만 정부 정책방향이 SOC 분야를 축소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 역량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 발주되는 100억 미만 공사라도 지역업체가 수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건설물량의 공구 분할과 공종별 분리 발주를 통해 지역 업체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 개별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주시의 경우 지난해 150억 규모의 삼천생태하천복원사업을 2개 공구로 분할 발주해 지역 업체는 물론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표본 모델을 만든 바 있습니다. 각 지자체들 모두가 지역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입니다.”
-도내 업체들에게 아쉬운 부분은 없으신지요
“도내 전문건설업체의 공사수주액은 전국대비 3%에 그치는 아주 저조한 실적입니다. 이에 비해 도내 전문건설업체 숫자는 전국의 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간 과열 경쟁이 저가하도급을 부르고, 이는 결국 적정공사비는 커녕 적자공사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 및 소규모복합공사의 범위를 확대, 정착시키고 지역업체 하도급 의무화를 추진해 수주물량을 확보하는 한편 저가하도급, 무자격업체 하도급을 근절해 건설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원가심사제 폐지와 함께 표준품셈에 할증기준을 최대한 반영해 부당감액금지 규정을 지켜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내 건설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부 주도의 토목공사 등 대규모 건설프로젝트가 나오기도 쉽지 않은 상태이고 상대적으로 공공공사도 대규모로 집행하는 추세에 있는 실정에서 과거 호황기를 누리던 시절을 생각하며 관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수주방식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 안정성과 수익성을 최우선시하는 수주전략, 리스크경영의 도입 및 상시적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또 새로운 사회변화에 부응하는 신성장 동력사업 발굴과 특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으면 합니다. 우리 업계의 1년 실적 금액을 보면 전북 내 공사보다 타지역에서 수주하는 공사비용이 높은 상황으로 대외적 경쟁력을 가지는 길만이 생존, 번영할 수 있는 대책입니다.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생존·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정립하는데 노력할 것을 당부 드리며, 불요불급한 사업은 축소하고 꼭 필요한 사업비는 과감히 반영해 회원사에 대한 지원업무가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회원 모두의 단합과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 회원사 모두 수익구조 개선과 수주물량 확대를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시키겠습니다.”
● 이광한 회장은 공직 20년 경영 15년 전문건설업계 산증인
이광한 회장은 충남 출신이지만 20년간의 해양수산부 소속 공직생활을 접은 뒤 군산으로 이사해 전북이 ‘제2의 고향’이다.
이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주)삼화토건은 지역보다 외지 시장을 공략, 매년 100억 원 이상 공사를 수주를 하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특히 공직생활 재직 경험과 전문건설업 15년 경영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 내 경쟁보다는 타지 시장 진출에 앞장,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제9대 부회장 및 전문건설공제조합 제12, 제13대 대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도내 1500여 전문건설사를 관장으로 건설업계의 수장이 된 그는 모든 문제점의 해답을 현장에서 찾는 전문 건설업계의 산증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 회장은 전문건설인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신의, 성실, 배려, 그리고 인내’를 꼽는다. 이는 사업가 마인드와는 별도로 동종업계가 서로 돕고 믿고 의지해 나가야 한다는 소통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회장의 별명은 ‘날 다람쥐’로 주말 대부분의 시간을 등산에 할애한다. “땀을 흘려야만 낮은 곳을 볼 수 있다”며 등산이 곧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회장은 “회원 모두의 단합과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분위기를 조성해 협회의 대외적 위상을 보다 더 강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사 모두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강한 선후배의 결속력으로 지금의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한다”며 “조직의 투명성과 화합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의 힘을 하나로 묶어 강하고 힘 있는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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