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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면 돈이 보인다

알뜰하고 검소한 지방자치를 위해 모든 지혜 모아야

▲ 황정수 무주군수
민선 지방자치 6기가 힘찬 닻을 올렸다. 우리는 지금 잘 살기 경쟁, 일류가 되기 위한 경쟁,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는 냉엄한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것은 물론 각 자치단체의 경쟁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가장 선한 행동이라는 말처럼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주민 각자가 풍요롭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공공 서비스를 다양한 주민 욕구에 부합하도록 양적, 질적으로 충분하게 공급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행정은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거기다 주민 욕구는 다양화, 고급화 되어 가고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로 인해 재정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과거를 답습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생각과 사고의 전환이 절실한 이유이다.

 

서양 동화 가운데 ‘핑크대왕 퍼시’ 이야기가 있다. 퍼시는 광적으로 핑크색만 좋아했다. 옷, 물건, 심지어 음식까지 모두 핑크색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왕국의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핑크색으로 바꾸고 심지어는 나무, 풀, 꽃, 동물까지 핑크색으로 염색하라고 명령했다.

 

그런데도 단 한 가지 핑크색으로 바꾸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하늘이었다. 크게 낙담하던 왕은 고민을 하다 스승을 찾아갔다. 스승은 이미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꾸어 놓았으니 준비한 안경을 끼고 하늘을 바라보라 했다. 하늘이 온통 핑크색인 것을 보고 왕은 대만족이었다. 그의 스승은 왕에게 단지 핑크 렌즈로 만든 안경을 주었을 뿐이었다.

 

신발의 탄생 비화도 일맥상통한다. 옛날 어떤 나라의 왕이 길을 다닐 때 신발이 없어 불편해 하자 한 신하가 왕을 위해 궁궐 내에 소가죽을 깔게 했다. 왕은 소가죽 위를 걸을 때 발이 편안하다는 것을 알고 모든 도로에 소가죽을 깔라고 지시하였다. 이 말을 들은 한 재상은 모든 도로에 소가죽을 까는 대신 왕의 발을 소가죽으로 싸고 끈으로 묶어 다니게 한 것이 신발이 만들어진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위 두 가지 사례가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략(戰略)을 통한 절약(節約)이다. 신하들이 왕의 지시를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따랐다면 아마 두 왕국은 물감과 소가죽 비용으로만 나라의 예산을 전부 쏟아 부어도 모자랐을 것이다.

 

여기 창고에 쌓아 둔 1000원짜리 물건을 매일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민간 기업은 경비원을 고용하고 담장을 세우는 비용과 도둑맞는 물건의 가격을 비교해서 대책을 세운다. 하지만, 행정기관은 어떤가?

 

비용은 얼마나 투입되든지 간에 도둑은 조금도 맞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를 먼저 내세우고 당연히 일당 7만원의 경비원을 고용하고 경비원이 근무를 태만히 할 우려 때문에 경비원을 관리 감독할 관리자를 일당 10만원에 고용한다. 감사 시 문책 받지 않기 위해, 또 매일 1000원짜리 물건을 지키기 위해 매일 17만원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비용과 능률을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한 단적인 비유다. 혁신의 좋은 사례가 있다. LG전자의 김 쌍수 부회장은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리기 위해 “ 5%는 불가능하지만, 30%는 가능하다.” 혁신 구호를 내걸고 강도 높은 혁신과 원가 절감을 추진한다.

 

이런 자신감 넘치는 소신과 열정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5%의 원가 절감을 하자고 하면 직원들은 단지 더 열심히 일하거나 조금만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지만 30%를 절감해야 한다고 하면 전혀 새로운 접근 방법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5%를 달성하자고 하면 불가능하지만 30%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운송회사가 절약한답시고 값이 가장 싼 낡아빠진 트럭을 구입하여 영업하는 것처럼 할 수 없겠지만 이제 지방자치를 경영한다는 시각으로 알뜰하고 검소한 지방자치를 위해 우리 모두 각고의 노력과 지혜를 모아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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