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학교 학생 초청 등 밀착 마케팅 적극 / 51억 투입 전주공고 인근에 축구장 건설 / 유소년팀 코치 자질 향상, 인재육성 박차
-후반기 들어서 선수들이 펄펄 날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팀을 이끌고 있는 단장으로서 무척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단장의 입장으로서는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준비하고 해야 할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전북팬 여러분들께서 적극 응원해주시고 기뻐해주시니 저도 힘이 납니다.”
-최근 들어 팀과 팬들이 함께 호흡하는 지역밀착 마케팅이 자주 눈에 띕니다. 정인환 선수가 아이스크림 1만개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이동국 선수가 치킨 미니세트 3000개를 증정하는 등 선수와 팬들이 가까이 하려는 모습들이 좋아 보입니다.
“후원의집 운영 등 지역밀착 마케팅은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실시해왔습니다. 그 처음은 벽지학교 학생 초청행사인데,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2002년 월드컵이 막 끝나고 전북현대에 처음 왔을 때 여기저기를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우연히 장수에 있는 동화댐 위로 올라갔는데, 동화분교라는 초등학교가 보였습니다. 학교에 들어가 보니 학교 복도에 박지성 선수의 사진이 있었습니다. ‘아하, 시골 아이들도 축구를 좋아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상의한 뒤 축구공과 학용품을 나눠주고, 나중에는 2군 버스를 보내 홈 경기에 초청을 했습니다. 나중에 학교에서 두릅을 싸서 편지와 함께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두릅은 이미 말라버린 뒤였지만 고마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도내 초등학교 분교의 연락처를 파악해 일일이 전화해서 홈 경기에 초청했습니다. 현재는 매년 5000명 정도의 벽지학교 학생들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또 선수들은 급여의 1%를 기부해서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역밀착에 대한 단장님의 소신은 무엇입니까?
“저는 프로 스포츠와 지역이 융합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현대와 각 지자체들이 유기적인 연관을 맺고 서로에게 도움이 돼야 합니다. 농산물 유통구조의 문제 등으로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도내에서 생산되는 수박이나 양파 등을 팬들에게 선물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로 검토했습니다. 관중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주시면 우리는 더욱 힘을 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우리의 성적이 좋아지면 지역과 지역 특산품 등의 이미지도 그만큼 향상돼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축구팬들이 포항 스틸러스의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외국 용병 없이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유소년 시스템이 잘 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전북 현대의 유소년 시스템은 어떻습니까?
“인재육성은 우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입니다. 2020년에는 전북현대 선수들의 절반이 전북출신으로 꾸려지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소년반과 U-15, U-18 등 육성반은 현재의 120명 수준에서 운영하면서 현재 300명인 보급반(취미반)을 크게 늘릴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전주공고 인근에 51억원을 투자해서 국제규격과 유소년 규격을 갖춘 2개 면의 축구장을 건설할 예정입니다. 이 축구장은 우리가 짓는 것이지만, 생활체육인들에게도 개방될 것입니다. 우선 전주시내 보급반을 1000명으로 늘린 뒤 인근 군산과 익산, 김제, 정읍, 남원 등으로 확산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희망자가 너무 적으면 않되겠지만, 도시당 50명만 넘으면 코치를 파견할 것입니다. 또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유소년팀 코치 4명을 유럽으로 보내 선진축구를 배워올 수 있도록 하는 등 코치들의 자질향상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2020년이면 불과 6년 남았는데, 도내 출신 선수들이 전북 현대 주축선수의 50%를 차지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습니까?
“전북현대는 선수들이 가장 오고 싶어 하는 팀입니다. 클럽하우스 등 시스템이 가장 잘돼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좋은 선수를 데려와서 성적을 내는 것은 일시적인 방안은 되겠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것이 아닙니다. 전주가 축구의 도시, 축구에 미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성적도 좋아야 하지만, 지역출신 선수들이 주축으로 뛰면서 지역과 함께 호흡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강화하면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일부 성과도 보이고 있으며, 2년 뒤부터는 우리 소속팀이 전국대회를 휩쓸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적잖은 예산을 투자하는데 따른 부담도 클 것입니다.
“우리의 연간 입장수입이 10억원 정도인데, 모기업의 투자는 300억원 가까이 됩니다. 따라서 현재의 전북 현대는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한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모기업에 손을 벌릴 수만은 없으며, 장기적으로는 구단이 자생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좋은 선수들을 발굴 육성해서 트레이드를 통해서도 돈을 벌어야 하고,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기업의 이미지와 홍보효과도 높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스포츠와 기업의 마케팅을 결합시키는 방안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내년에는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향상을 위해 연봉 20억원 짜리 중국선수를 영입할 계획입니다. 스포츠가 해외 마케팅에도 엄청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죠.
“전북 현대는 지역과 함께 가는 팀입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에 우리는 더욱 힘이 나고,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모든 도민들이 1년에 한번 씩은 꼭 경기장을 찾아서 힘찬 박수를 보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이철근 단장은
- 친선경기 통한 조직 화합 2002 월드컵 유치도 한몫
53년 경기도 출생으로 어려서부터 덩치가 크고 힘과 순발력이 좋아 운동에 많은 소질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축구선수, 중학교 때는 농구 선수를 했으며, 외삼촌들과 함께 성인 축구경기에도 자주 참여했다.
현대차 지점장을 맡고 있던 86년에 현대차 본사와 전체 지점을 통틀어 축구단을 구성, 울산 공장 축구팀과 친선경기를 자주 갖곤 했다. 당시에는 노사분규가 심할 때라 회사에서도 생산직과 판매직 상호의 애로와 실정을 이해하라는 취지로 친선경기를 적극 지원했다.
이를 계기로 울산현대 축구단 사무국장 자리를 제안 받았으나 두 차례에 걸쳐 고사하다가 95년 울산현대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2002년 월드컵 유치전 현장에 뛰어 들게 된다. 당시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한일 공동개최가 아닌 우리나라 단일개최를 추진하던 때. 각국 위원들의 표를 얻기 위해 울산 현대 축구단을 이끌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 각국을 돌아다니며 친선경기를 했다. 중동국가를 방문했을 때는 경기예정 시간이 이슬람 예배시간과 겹쳐 경기가 한 시간 동안이나 지연되는 등 고생도 많았다.
3년여의 활동을 마치고 자동차 판매 지점장으로 복귀했으나 2003년 전북 현대 사무국장으로 다시 축구와 인연을 맺기 시작해 2005년부터 현재까지 전북 현대 모터스 축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200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009년 및 2011년 K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전북현대를 명문 구단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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