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마실길, 새만금에 놀라고 / 지리산 둘레길, 솔 내음에 취하고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이 지났다. 그러나 봄이 시작되긴 했지만 아직은 바람이 차갑다. 그렇다고 한 겨울처럼 두툼한 옷으로 몸을 꽁꽁 싸매야 할 정도는 아니다. 대지의 생명들도 봄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사람들도 잔뜩 움츠렸던 몸을 펼 준비를 한다.
겨울철 찾는 이들의 발길이 뜸했던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길’들이 봄 향기를 머금은 채 눈과 몸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하는 계절이 찾아온 것이다. 겨울동안 자연스럽게 휴식기를 가진 우리의 아름다운 길들은 걷는 이들에게 포근함 마저 준다.
우리 지역에는 전국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들이 있다. 바로 부안 마실길과 지리산 둘레길이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들과 함께 우리 지역의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바다와 솔 내음에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맛·풍경·이야기가 있는 부안 마실길
부안은 맛과 풍경, 이야기 등 세 가지 즐거움이 있어 ‘변산삼락(邊山三樂)’이라 불렸다. 마실길을 걷다 보면 왜 부안이 변산삼락이라 불렀는지에 대한 의미를 알아가게 된다. 부안 마실길은 변산 마실길 66km(8개 코스)와 내륙 마실길 97km(6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마실길에는 부안의 모든 볼거리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길을 걸으며 자연경관 감상은 물론 문학여행, 역사공부, 생태탐방이 가능하다. 부안의 대표 음식인 바지락 죽을 비롯한 풍부한 먹거리도 접할 수 있다.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와 대항리 패총, 곤충체험, 여해신 계양할미를 모시고 있는 수성당, 변산·고사포·모항·상록해수욕장, 사극촬영 명소인 부안영상테마파크, 조각전시관,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필 수 있는 곰소염전, 그리고 곰소 소금을 이용해 만든 젓갈, 줄포자연생태공원 등 발 딛는 곳곳이 볼거리며 즐길 거리, 이야기 거리로 가득하다.
마실길을 한층 더 즐겁게 즐기며 걷기 위해서는 부안군이 새만금 전시관 입구에 설치, 운영 중인 ‘마실길 안내의 집’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알고 걷는 탐방이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마실길 안내의 집은 문화와 역사, 유래, 먹거리, 체험거리 등 마실길을 둘러싼 다양한 내용들을 사전에 알게 해 준다. 마실길 지도와 안내도를 제공하고 코스별 유래도 설명해준다. 문화관광해설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마실길을 걸을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물때를 잘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썰물 때는 해안길이 생기지만 밀물에는 바닷물이 해안 가까이 들어와 길이 없어지거나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질척해진다. 부안 마실길 탐방과 관련해 궁금한 내용은 부안군 환경녹지과(063-580-4382)로 문의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자연·역사·문화 품은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둘레길은 자연·역사·문화를 모두 품고 있다. 특히 전북, 전남, 경남 등 3도와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 등 5개 시·군 21개 읍면 120여개 마을을 관통한다. 길의 거리만도 285km에 달한다. 손꼽히는 장거리 도보길이다. 구간만도 22개나 된다.
각종 자원 조사와 정비를 거쳐 국립공원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 농로길, 마을길 등을 연결하고 있다. 특히 4곳의 남원 구간은 둘레길의 백미다. 코스마다 각기 다른 풍광과 문화, 역사를 느낄 수 있다.
1코스인 주천-운봉 구간은 지리산 서북 능선을 바라보며 해발 500m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 마을을 잇는 옛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코스 중에는 구룡폭포로 가는 순환코스도 포함돼 있다. 남원 8경 중 제1경으로 꼽히는 구룡폭포는 완만한 경사의 바위를 타고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두 갈래의 폭포다. 아래쪽에서 보면 용 두 마리가 승천하는 듯한 모습을 닮았다.
운봉에서 인월까지의 2코스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고산지대인 운봉고원을 지나 영호남의 경계를 넘어 사람과 사람이 어울린 지리산 자락의 큰 장인 인월장이 있다. 옛날 통영대로였던 이 길은 영남과 호남을 지나 한양으로 가는 길목역할을 하기도 했다. 동편제 판소리의 본고장 비전 마을과 석장승이 지키고 있는 서림공원도 이 길에서 만날 수 있다.
지리산둘레길 중 농로, 제방로, 차도, 임도 등이 전 구간에 걸쳐 골고루 섞여 있는 3코스인 인월-금계구간. 지리산의 주선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제는 명물이 돼 버린 넓게 펼쳐진 다랑이 논이 장관이다.
마지막으로 주천에서 밤재 구간은 300여km에 달하는 지리산 둘레길의 도착지점이다. 경사도가 완만해 남녀노소, 가족단위 나들이객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른 구간에 비해 인적이 뜸해 자연의 순수함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지리산 둘레길은 남원시가 해마다 동절기 정비기간(12월 29일부터 다음해 2월 29일까지)을 갖고 이용자 편익시설 점검을 벌인다. 따라서 이달 말까지는 모든 구간을 걷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꽃피는 3월이면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은 채 길을 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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