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어떤 봄날

건지산 검은 나뭇가지 사이

 

동이 트고

 

산까치가 파득 눈을 떴다

 

샛길을 타고 나가

 

천변을 감아 돌던 바람은

 

새벽 야채 장수의 트럭 위에서

 

흔들렸다

 

아내는 천 원어치의 봄을 샀다

 

달래, 취, 돌나물과 냉이

 

봄을 씹는 이른 밥상머리에

 

여린 햇빛들이 때굴거렸다

 

사랑에 빠졌던 날

 

한평생 서럽게 찬연한 봄이

 

강물처럼 일렁이는

 

아침 일곱 시

 

△봄맛, 향기로 스며드는 봄나물이 겨울과 봄 사이에서 맛으로 다가온다. 산까치의 날갯짓에 봄이 강물처럼 일렁인다. 천변을 감아 돌던 바람도 태양을 따뜻하게 품더니, 봄나물이 얼른 밥상에 오른다. 밥상머리에서 나눌 사랑을 위하여 봄맛은 온 몸을 휘더듬는다. /시인 이소애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읍장기철 김대중재단 정읍지부장, 내년도 정읍시장선거 출마 선언

정읍안수용 민주당 먹사니즘 정읍대표, 정읍시장 선거 출사표

완주서남용 전 완주군의회 의장, 완주군수 출마 선언

정치일반李대통령 “산업·민주화 전 과정 어르신들 함께해…헌신에 감사”

정치일반‘주민 주권 시대’ 전북도… 주민자치회,​ 풀뿌리 지방자치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