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술로 단장한 유모차
눈감고도 미소 짓는 달덩이 안고
엄마 손에 흰 구름 밀려 거리를 달리네
거리엔 고운 달빛에 반하고
낯선 유모차의 위풍에 갇힌 사람들
눈요기 성시를 이루네
이 달은 세상에서 최고로 예쁜 달
이 차는 세상에 없는 궁전이다 신바람에
엄마들은 공주님 다 되어 무지개 꿈속을 나는데
어둔 골목 저편엔 누가 볼세라
빛바랜 유모차 한 대 비척비척 굴러가네
손자 손녀들 묵은 때 안고
창고 속 멍석잠 자다가
비탈진 어둠을 굴리어 가네
할머니의 유모차는
어두운 그림자만 가득 싣고
홀로 시드는 저녁노을 저어 가네
△갑자기 뜨거운 무엇이 훅 - 북받친다. 첫아이를 키울 때 어쩔 줄 모르며 이뻐하다가 그런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미안해하는 나를 보며 '아기는 자고나면 이쁜 짓 하나씩 늘고, 늙은이는 자고나면 미운 짓 하나씩 는단다'고 담담하게 말씀하시던 어머니. 그 말의 꼬리가 유난히 쓸쓸하던 초겨울. 오늘은 어머니 생각 오롯이 하고 싶다. 김제김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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