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경관 속 한식부터 고깃집까지 가지각색 맛집들 즐비 / 모악산 입구 관광단지 면 소재지 터줏대감들…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
완주군 구이면은 산과 물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어머니의 산으로 일컬어지는 모악산과 맑은 물을 가득 담은 구이저수지를 품고 있다. 지리적으로 전주의 남쪽에 바로 인접해 있어 전원생활과 도시의 편리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전주와 순창으로 연결되는 4차선 도로와, 상관으로 연결되는 동서 우회도로가 개통하면서 교통 또한 잘 발달했다.
90년대 후반까지 다른 면 단위 도시와 별 차이가 없었던 구이면을 상전벽해로 만든 중심에는 모악산이 있다. 모악산을 찾는 등산객을 겨냥한 관광단지가 조성되고, 전북도립미술관이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매년 탐방객 수를 더했다. 근래 술테마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모악산 바로 밑에 150여세대의 모악호수마을이 조성됐다. 여기에 호수로 눈을 돌려 2015년부터 구이저수지 호반 8.8㎞를 도보로 걸을 수 있는 둘레길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모악산과 쌍벽을 이루는 경각산은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문화시설, 레포츠 시설이 있는 곳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등산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모악산 등산로 입구 앞에 조성된 관광단지는 음식점 천국이다. 보리밥집에서부터 청국장, 고깃집, 로컬푸드 채식 레스토랑까지 골고루 갖춰져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번잡한 관광단지를 벗어나고 싶다면 옛 등산로 입구 쪽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이곳에는 ‘등산로집’ ‘모악산 돌담집’ ‘산촌’ ‘옛날국수’ 상호를 단 음식점이 자리한다. ‘등산로집’의 주 메뉴는 김치찌개. 묵은 김치와 돼지고기를 굵직굵직하게 썰어 넣어 만든 김치찌개의 국물이 깔끔하다. 청국장, 묵은지 닭볶음탕, 청국장, 보리비빔밥, 도토리묵도 맛 볼 수 있다. ‘산촌’은 보리비빔밥으로, ‘모악산 돌담집’(옛 소라네집)은 닭볶음탕으로 특화돼 있다.
‘옛날국수’집은 분위기부터 색다르다. 음식점 내 갖은 골동품(?)과 손님들이 남긴 메모쪽지들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정작 손님들이 찾아봐야 할 메뉴판은 천장에 붙어 있다.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여기저기 눈을 돌리는 사이 금세 주문 음식이 나온다. 국수 한 그릇에 3000원. 아주 착한 가격이다. 면발이 굵직하고, 양도 많다. 국수로 좀 허전하면 도토리묵으로 달랠 수 있다.
△홍합 짬뽕부터 소고기까지 골라 먹는 재미
모악산 보다 호수 쪽이 가까운 구이면 소재지는 한 때 모악산 관광단지에 밀리면서 상권이 많이 쇠락했으나 호수마을 조성과 함께 최근 다시 활기를 찾았다. 면 소재지 음식은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주인이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 더 믿음이 간다.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30여개에 이르는 음식점들이 특색 있는 다양한 메뉴를 내놓아 미식가들의 입을 즐겁게 만든다.
누룽지 백숙·누룽지 칼국수·보리굴비정식·연잎밥·메밀전을 메뉴로 삼고 있는 ‘목향밥상’은 건강식을 지향한다. 구이우체국 바로 옆에 자리 잡은 ‘다슬기수제비’ 집은 다슬기수제비 하나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수제비 보통·곱빼기·특으로 나눠 5000원~7000원을 받고 있다. ‘촌민’은 팥죽과 콩국수 맛집으로 통한다. 속초코다리찜 전문점에서 코다리찜과 동태탕, 고등어조림, 도토리묵밥을, ‘소담집’에서 낙지 연포탕을 먹을 수 있다. 백반 집으로는 ‘만고강산’ ‘구이회관’이 있다.
구이는 유명한 소고기 집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학래촌’. 모악산 관광단지에 있는 ‘소야’와 쌍벽을 이룬다. 정육점과 함께 하는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차려진 이곳은 1주일에 3마리의 소를 소비할 정도로 손님이 몰린다. 소고기의 맛은 좋은 소를 고르는 능력에 달렸다. 정육점 경력 25년의 주인 이석계씨가 구이와 임실에서 직접 소를 골라 도축시킨다. 안창살·토시살 등 특수부위 9만5000원(600g 기준), 갈비살·낙엽살 6만5000원, 육사시미 5만원을 받고 있다.
구이 음식점의 터줏대감은 ‘구이반점’. 주인 진동순씨가 84년부터 이곳에서 3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중식당이다. 맛집으로 통할 수 있는 비결은 재료에 있다. 양파·대파·배추·고추 등 직접 재배한 재료를 사용하고, 나머지 재료들은 전주 전동시장에서 구입한다. 홍합짬뽕·굴짬뽕이 별미며, 탕수육도 고기 위주로 튼실하다. 얼큰한 맛이 싫다면 잡채밥이 제격이다. 돼지감자·호박·고구마 등 주인이 재배한 몇몇 농산물을 덤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별미 메기구이 맛보려면
범상치 않은 맛집으로 ‘엄지산장’(주인 유정선)이 있다.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 옛 구이면사무소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이곳은 메기구이 메뉴로 특화됐다. 메기구이는 포를 떠서 살을 발라 굽는 요리다. 메기에 가시가 많고, 살이 연약해서 굽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 퍽퍽 튀거나 조금 방심하면 탈 수도 있다. 살을 발라 굽는 노하우가 필요하고, 익을 때까지 꼬박 지켜봐야 하기에 많은 손이 가는 요리다. 장어와 같은 양념을 발라 장어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도 메기만의 부드러운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느끼하지 않으면서 담백한 맛이다.
주인 유씨가 메기구이 메뉴를 개발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메기구이 메뉴는 어머니와 함께 남원 죽항동에서 운영하던 ‘옴팡집’에 뿌리를 두고 있다. 4차선 도로가 뚫려 집이 헐리기 전까지 이 집은 남원에서 잘 알려진 맛집이었다.
진안 용담·광주·서울 등지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데 실패한 후 10년 전 구이에 정착했다. 메기구이가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메뉴인 까닭에 처음에는 백반과 병행하다가 점차 알려지면서 백반을 버렸다.
살을 발라낸 후 남은 뼈와 내장 등으로 메기탕이 제공된다. 민들레·원추리·양파 장아찌, 매실 마늘종, 버섯·새송이 깨탕 등 밑반찬도 별미다. 3~4인 기준 4만5000원(메기탕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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