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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소확행

김희관 법무연수원장·前 광주고검장
김희관 법무연수원장·前 광주고검장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레 5일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 통신 5G서비스가 상용화된다. 5G는 4G(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고 한다. 인공지능으로서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통신인프라를 갖추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날개를 단 셈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법조계에서도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리걸테크(legal tech)가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리걸테크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률(leg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을 활용하여 더욱 쉽게 법률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외국에서는 법률상담, 범죄수사, 재판에까지 활용된다고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 언젠가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기술이 향후 메가트렌드적인 관점에서 인류의 삶을 어떠한 방향으로 바꾸어 나갈지 솔직히 필자로서는 알 수 없다. 그에 대한 논의는 미래학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자. 다만, 여기에서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인공지능기술이 결코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공지능기술은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다. 얼마 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5천여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 연구결과가 최근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유율은 어머니가 100%, 아버지 99%, 아동·청소년 76%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어머니가 147분으로 가장 많았고, 아버지 144분, 아동·청소년 106분 등의 순이었다. 가히 IT강국다운 통계수치다.

내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고가의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는 친구는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런 친구를 만나면 필자는 편리함은 물론 소확행(小確幸)까지 누릴 수 있게 해주는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의 똑똑한 기능들에 대해 침을 튀기며 알려 주느라 열을 올리곤 한다.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해 본다.

나이가 들면 눈이 침침해지면서 문자를 입력하는 것이 어지간히 어렵다. 그럴 때 음성인식기술은 진가를 발휘한다. 문자창을 열고 또박또박 메시지를 말해 주면 스마트폰은 기특하게도 그대로 받아 적는다. 스마트폰의 이 기능을 활용해 일흔이 넘는 어르신들이 책을 출간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고령화시대를 맞이해 스마트폰이 참으로 착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요즘처럼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에 스마트폰은 더할 나위 없는 봄소풍의 길동무가 된다. 스마트폰 앱중에는 꽃을 찍으면 그 꽃이 무슨 꽃인지 알려주는 똘똘한 앱이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영상인식기술 덕분이다. 얼마 전 필자는 동네를 산책하다가 스마트폰을 꺼내 산수유 꽃이려니 하고 사진을 찍었더니 생강나무 꽃이라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스마트폰의 과다사용으로 사람간의 소통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지만, 그 중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인공지능 기능을 잘 활용하면 소확행도 누리고 쏠쏠한 재미도 맛볼 수 있다. 4월을 맞이해 이번 주말 스마트폰을 들고 산으로 들로 나가 이제 막 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봄꽃들의 이름을 찾아주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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