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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참여&공감 2023 시민기자가 뛴다] 버려진 '폐마스크', 재활용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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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마스크를 쓴 지구/사진=픽사베이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시민을 지키던 마스크, 플라스틱 칸막이 등이 이른바 '코로나 트래쉬(Trash)'가 돼 오늘날 지구의 또 다른 위험이 됐다. 코로나 트래쉬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길거리, 산, 바다 곳곳으로 영역을 펼친다. 때로는 인간이 낳은 이기심에 동·식물까지 플라스틱 오염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에 지역사회에서 폐마스크를 어떻게 재활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회용 마스크의 주성분은 플라스틱 중 가장 많이 재활용되는 소재인 폴리프로필렌(PP)이다. 이는 주로 젖병, 주방 용기, 의료용품 등에 사용된다. 탄소와 수소로만 결합해 다른 플라스틱과 달리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폴리프로필렌을 소각 및 매립을 하게 되면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마스크는 일반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진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마스크는 불에 태우거나 땅에 묻는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재작년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국내에서 사용된 마스크는 약 67억 개며, 이중 약 38억 개가 소각, 21억 개가 매립됐다고 한다. 코로나 시기에 버려진 폐마스크의 총수량을 환경부에 문의했지만, 마스크는 생활폐기물로 집계돼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우리의 필수품이었던 마스크가 땅에서 완전히 분해 되기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마스크 필터 부분인 폴리프로필렌은 분해되는데 450년이 걸리며, 귀걸이 부분인 폴리우레탄(PU)은 약 300년, 콧등 부분인 철심은 10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측된다. 소각 역시 환경오염에 치명적이다. 마스크를 태우면 폴리프로필렌에선 이산화탄소, 폴리우레탄에서는 질소화합물이 배출된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폴리프로필렌 1T를 소각할 시 3.07T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른 재활용 품목을 태울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보다 높은 수치다. 페트(PET)의 경우 2.25T, 폴리염화비닐(PVC)은 1.38T, 종이는 0.04T의 온실가스를 만든다. 즉, 마스크는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페트병을 태울 때 보다 36%나 많은 온실가스를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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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마스크더미./사진=픽사베이

 

그렇다면 환경부와 각 시청은 왜 폐마스크를 재활용하지 않고 소각하거나 땅에 묻는 걸까? 환경부 생활폐기물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묻은 폐마스크가 폐마스크 수거함에 섞여 있을 시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폐마스크를 재활용하기까지는 재원으로서의 가치와 인건비도 함께 고려해야 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일각에서는 폐마스크를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마스크 부직포와 코를 고정하는 얇은 철사를 일일이 분리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공공기관과 기업은 마스크·필터 산업체와 함께 폐마스크를 재활용하고자 폐마스크 수거함을 설치하고 있다. 작년 10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서울지부는 마스크·필터 산업체인 제이제이글로벌과 회사 건물 1층 로비에 수거함을 비치했다. 황인용 심평원 서울지원 과장은 "지역사회의 환경 보존에 도움이 되고자 수거함을 설치하게 됐다"며 "고용노동부를 비롯해 사옥 내 공공기관, 기업에 방문하는 시민들이 주로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평원을 비롯해 여러 기관과 협업하고 있는 제이제이글로벌은 수도권과 전주, 대구, 부산 등 14곳 지역에 총 50개의 수거함을 설치했다. 평균 한 달을 기준으로 수거함에는 약 14kg의 폐마스크가 쌓인다. 전필화 제이제이글로벌 이사는 "한 달마다 수거함을 비우고 있기에 폐마스크에 남은 바이러스로 2차 감염이 발생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수거함 안을 바이러스 항균 금속인 구리 재질의 부직포로 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이사는 "지금까지 2차 감염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수거된 폐마스크는 자원 순환센터에서 재활용된다. 먼저 폐마스크의 콧등 부분인 철심을 거름망으로 분리한 후 폐마스크를 분쇄·파쇄한다. 이후 약 200~250℃의 고열로 폐마스크를 녹이면 작은 플라스틱 알갱이인 펠릿(Pallet)이 탄생한다. 펠릿은 의자, 화분, 병뚜껑까지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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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서 설치한 마스크 자원순환 수거함./사진제공=우리은행

작년 5월, 제이제이글로벌은 우리은행과 협업해 펠릿 30%를 함유한 등받이 좌석 의자 1000개를 만들었다. 이는 작년 6월 12일, 한국사회복지관협회를 통해 전국 취약계층 1000가구에 전달됐다. 전 이사는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수거함 설치를 논의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수거함 비치를 확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폐마스크 재활용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기까지엔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재작년 국민위원회가 발표한 하루 기준 2000만 개의 마스크가 버려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수거함의 수량은 매우 적은 편이다. 또, 수거함 50개 중 40개가 수도권에 설치돼 있어 지방의 폐마스크 재활용 참여율은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폐마스크를 재활용했을 때 창출되는 수익도 현저히 낮다. 마스크 1kg(약 330장)를 재활용할 시 약 100원가량의 펠릿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마스크 철심 분리 비용이 많이 들어 업체가 가져가는 수익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 이사는 "폐마스크로 재탄생된 펠릿을 볼펜의 원료로 쓰는 등 제품 활성화가 된다면 폐마스크 재활용이 활발히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진호 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은 "자원 순환 문제는 우리의 생활과 가장 밀접하다"며 "정부 기관 및 지자체의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유진
안유진 전 전북대신문 편집장

/안유진 전 전북대신문 편집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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