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외부기고

[새 아침을 여는 시] 가을 숲길-박일소

가을 햇살이 내려

흙담 너머로

빨간 고추가 익어가고

 

황금물결 출렁이는 들길

낡은 모자를 둘러쓴 허수아비 손짓에

알밤 익는 소리

 

추녀 끝으로

맑게 갠 하늘이 들어와 앉는

숲길을 걸으면

 

그대 향기에 취해

붉어진 얼굴로

들꽃만 본다.

 

△ 가을을 부른다. 두 손 오므려 나팔을 만들고 큰 소리로 가을을 불러본다. 된더위가 놀라 뒷걸음칠 때 가을은 초록을 붉고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수채화를 그리기에 바쁠 것이다. 논두렁을 오가는 아버지 발걸음이 아닌 허수아비의 늙은 모자가 새를 불러올 가을이 뛰어올지도 모른다. 허수아비를 보고 가을이라고 손짓하지 않을까. 가을이여! “빨간 고추가 익어가”기 전에 코스모스와 들국화꽃 꽃바람을 타고 오시게나./ 이소애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