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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비빔밥-최명진

엄마가 쾅 닫고 들어오신다

화난 팔 걷어붙여 부엌으로 가신다

달아오른 땀 손등으로 닦으신다

문지방에 앉아 쓱쓱 비벼

입안 가득 한가득

밀어 넣으신다

낮잠이나 자는 내게

숟가락 세워 말씀하신다

허공에 대고

목멘 입으로

뭐라고 뭐라고 하신다

아, 엄마는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쾅” 하는 소리가 심상치 않다. 엄마는 손에 잡히는 대로 “쓱쓱 비벼/입안 가득 한가득/밀어 넣”는다. 치밀어오르는 “화”를 누르고자 하는 것. 게다가 한가하게 “낮잠이나 자는” 아들을 보니 울화가 더 난다. 장성한 아들이 집에서 빈둥거린다고 흉보는 소리를 들은 걸까? 엄마는 “허공에 대고” “뭐라고 뭐라고” 한다. 입안 가득한 비빔밥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엄마는 목이 멘 거다. 엄마에게는 분명 억울한 일이 있다. 이 시에서 비빔밥이 그걸 속으로 꾹꾹 눌러 앉힌다. /문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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