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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사진전]현장 스케치②

다사다난했던 전북의 60년 역사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사진으로 펼쳐져 있다. 굴곡의 역사를 온몸으로 부대끼며 살아온 이들은 시간여행을 하듯 천천히 한 컷, 한 컷 사진을 훑어봤다. 개인마다 갖고 있는 경험의 폭과 깊이만큼 사진 속에서 추억은 새록새록 피어났다.전북일보 창간 60주년을 맞아 기획된 사진전 '전북의 자화상-60년의 기록, 역사를 말하다' 개막식이 열린 28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김완주 지사를 비롯한 도내 시장·군수와 김춘진·신건·장세환 의원, 임병찬 전북도민일보 사장과 김광호 (주)흥건 회장 등 지역 인사 등은 '전북의 어제'를 봤다. 그리고 오늘과 내일을 함께 생각했다.전북일보 60년 역사의 주역들은 더 큰 감회를 느꼈다. 진기풍 강암서예학술재단 고문, 김종량 전일회 회장, 김승일 전 완주신문 사장, 문치상 전 도립국악원장, 최공엽 대한적십자 전북지사 회장, 육완태 전 편집국장, 서정일 전북수영연맹 회장, 김재금 우석대 사무처장, 장세환 국회의원, 김영채 전 사진부장 등 전북일보 출신 인사들도 이날 사진전을 찾아 진한 향수를 느꼈다. 때로는 사진 앞에 멈춰서 깊은 상념에 빠지기도 했다."그래 저 터널로 기차가 다녔지. 그때 승암산은 아주 민둥산이었구먼."(한벽당 터널, 1969.11.1)"곰티재에서 버스가 굴러 140m 낭떠러지로 떨어졌지만 저 모자만 기적같이 살았지요."(곰티재 사고 생존 모자, 1969.6.6)"저기 있던 덕진연못은 없어졌지요. 그때는 나무가 저렇게 무성했는데요."(단옷날 풍경, 1965.6.4)사진 한 컷마다 각자의 사연과 기억이 듬뿍 쏟아져 나왔다.장세환 의원은 "저 사진 속에 제가 있네요, 그때는 장발이었죠"라며 금암동으로 사옥을 옮긴 뒤 첫 창간일에 찍은 기념사진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사람들은 이리역 폭발사고(1977.11.11)와 서해훼리호 참사(1993.10.13) 등을 보며 가슴 아파했고, 본보가 기획한 갖가지 생태사진과 새만금 사진 등을 보며 미소를 짓고 희망을 품었다.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집행위원장은 "전북의 60년 사진전은 전북일보만 할 수 있는 일이다"며 "80~90년대 투쟁하던 현장의 생생한 기록을 보니 그때 일이 떠오른다"고 말했다.전북일보와 동갑으로 올해 60주년 행사를 치른 대전일보의 신수용 사장도 전시회를 찾았다.신 사장은 "전북일보의 60년이 전북의 60년이라 할 정도로 전북역사의 산증인 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이 사진들이 도민들에게 추억을 주고 자존심을 불러일으키는 만큼으로 도민 역시 지역의 대표신문 전북일보를 아끼고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전시회장을 둘러보느라 북적거리는 틈바구니에서 누군가 말했다."이건 기록이기도 하지만 예술이라 말하는 게 더 걸맞겠네요."60년에 걸쳐 일어난 도내 굵직한 사건과 사람들의 삶과 일상.그 속에서 피어난 기쁨 희망 아픔 슬픔을 담은 700여점의 사진은 다음달 8일까지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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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훈
  • 2010.09.29 23:02

[전북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사진전]현장 스케치①

전북 60년의 기억, 20대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전북의 자화상 사진전에는 20대 젊은이들도 눈에 띄었다."부모님에게 전해들은 70년대 이리역 폭발사고를 직접 보니까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해요. 80년대 이후 사진은 어느 정도 내용을 아는 사진이라 더 재미있어요."양효경씨(23)는 태어나기 훨씬 전에 있었던 일들을 마치 현장에서 보는 듯한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고 했다.양씨는 "전혀 몰랐던 일들이지만 우리 아버지, 어머니 때에 다 겪었을 일들이라 친근감이 든다"고 말했다.군산에서 살고 있는 이가을씨(22)에게는 특히 군산지역 사진과 사건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초가집이 가득한 옛날 (군산시) 해망동 사진을 봤는데요. 제가 그 앞 동네에 살거든요. 예전엔 그랬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까 참 재미있어요."이씨는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은데 역사책만 보다가 실제 있었던 일들을 시간 순으로 볼 수 있어 새로운 것들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특히 자신이 태어나기 열흘 전 발생한 참사인 진안 곰티재 버스 추락사고 사진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대학 제자들과 함께 전시회장을 찾은 우석대 연극영화학과 김영혜 교수는 "학생들이 별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굉장히 흥미있어 한다"며 "살아있는 역사 공부의 현장이 되고 있다"고 평했다.김 교수는 또 "요즘 학생들에게 다큐멘터리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젊은 학생들도 전시회장을 찾아 전북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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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상훈
  • 2010.09.29 23:02

본보 창간 60주년 기념 사진전 '전북의 자화상…'에서 만난 김영채·정지영 前사진부장

"감격스럽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정말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2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개막한 전북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사진전'전북의 자화상 - 60년의 기록, 역사를 말하다'에서 만난 김영채·정지영 전 전북일보 사진부장은 이번 전시의 숨은 공로자다.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천 점의 사진 중 700여 점을 추린 이번 전시는 1960년부터 1990년까지 사진기자로 활동한 김 전 부장의 꼼꼼한 기록을 바탕으로 했다. 그는 당시 인화한 사진필름을 정리한 뒤 설명을 덧붙여 생생한 실증자료로 남겨뒀다."무슨 일이 있어도 정리작업은 꼭 했어요. 전북일보는 당시 석간신문이었는데, 사진을 찍고 들어오면 15분 내에 인화를 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신문도 마감시간에 못 맞추면 무용지물이죠. 시간에 쫓겨 더 좋은 작품으로 내놓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김 전 부장의 설명에 정 전 부장도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참 엄혹한 시기였습니다. 사진 하나를 잘못 써도 안기부에 끌려가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화 항쟁을 하는 장면을 담으려다가 다칠 뻔한 일도 많았고요."김 전 부장은 1970년대 후반 김대중 후보가 정읍에 와서 유세했던 장면의 사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하필이면 그 사진이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보다 더 크게 들어갔던 겁니다. 얼떨결에 '반정부 인사'로 낙인 찍혀 안기부에 끌려 들어갔는데, 안기부는 시도 때도 없이 내 필름을 감시하려 했죠. 위험을 감수하고 일부 사진을 감추기도 했습니다."올초부터 디지털자료화사업 기획위원으로 위촉 돼 전반적으로 사진 정리작업을 해왔던 정 전 부장은 전북일보의 '창간 60주년 전북일보의 기록'에 연재됐던 '우공의 시위'가 인상이 가장 깊다고 했다."1985년에 소고기 수입으로 소값이 폭락한 적이 있었습니다. 완주군 농민회 고산지부 축산 농가 농민들이 소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항의시위를 했는데, 전경들이 최류탄을 쏘면서 데모를 진압하려 해 농민들이 아주 거세게 반발했죠. 하지만 어려운 시국인 때라 이 사진이 지면에 실리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한겨레신문 창간호에서 빛을 보게 됐죠. '1985 전국보도사진전'에 서 동상도 타게 돼 참 뿌듯했던 순간이었습니다."김 전 부장 역시 "당시 기자들은 더 좋은 사진을 내놓겠다는 욕심이 있었고, 열정이 있었다"며 "전북일보 60년의 역사는 그런 자부심과 피나는 노력을 바탕에 두고 성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전 부장은 "(기자) 차에는 늘 운동화와 갈아입을 옷이 있어야 한다. 기자는 언제나 늘 현장에 달려갈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식지 않는 열정을 드러냈다.이번 전시는 전북의 시대별 역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낸 60년의 기록. 이들은 "이번 전시는 이 시대를 살았던 우리 세대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지역의 역사를 만날 수 있게 하는 생생한 교육의 현장이 될 것"이라며 "도민들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이곳에 들러 전북의 소중한 기록을 살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시는 10월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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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9.29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