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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게이트파문 逆감상법



지난 1년 지겹게 달구던 게이트가 새해를 맞아서도 문을 닫을줄 모른다. 

이른바 이용호, 진승현, 윤태식, 정현준의 자랑스런(?) 4대 게이트. 최고 권력기관인 국정원에서, 관련부서인 정통부에서, 이제는 청와대 안방까지 파고들고 있다. 권력형 부정부패의 썩는 냄새가 이제는 정권의 핵심부서까지 번져 과연 어디서 끝을 맺을지 모르겠다.

지금 국민들은 답답하다 못해 불안하다.  "이렇게까지 관료와 정권실세들의 부패가 심하단 말인가?"  "역대 정권은 그렇지 않았었는데"  정권 창출의 주역 우리 호남인들로서는 더욱 참담한 입장이다.

"어떻게, 얼마만에 잡은 정권인데 이렇게 무너지다니" 자괴와 함께 땅이 꺼지도록 한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필 무대의 악역 배우들까지 주로 이쪽 출신이어 저쪽에 대해 유구무언이다.

석고대죄 해야 할 일이다. 물론 당사자에게는 응분의 처벌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긍정의 대목에서도 생각해 보자.

사실 이정도 비리라면 여느 정권 때도 비일비재했던 일들이 아니던가. 우리는 그동안 역대 정권이 끝난 뒤마다 TV에 터져 나오는 장면을 목격하곤 했다. 대통령을 등에 없고 호가호위하던 권력의 핵심부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돼 쇠고랑 차는 모습들이다.

역대 정권마다 비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실로 가관이다. 박정희 정권이 무너지자마자 신군부에서는 잡아들인 권력형 부정부패자들을 보면 소시민들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큰 돈이다.

박정권 시절 2인자요, 당대 나는 새도 떨어뜨리는 권력을 가진 김종필, 이후락 등 부정축재자들. 그들은 당시 발표에만 따르더라도 수천억씩 온갖 축재로 얼룩져 있었다.

친구 노태우에게 권력을 넘겨주고도 뺨을 맞은 전두환 정권의 비리도 천문학 적이었다. 수천억원의 돈을 기업가들로부터 챙겨 숨겨놓은 전대통령 본인은 물론 그의 형 기환, 동생 경환, 참모진들 모두 말할 것이 없었다.

노대통령과 그의 실세 측근들의 부정부패는 한 술 더 떴다. 

시중에 떠돌았던 1조 현금설과 CD 보유 당사자가 바로 오리발 내밀었던 노대통령 아니었던가. 그의 분신 박철언을 비롯해서 수족들의 비리와 부정 치부가 후임 김영삼 정권에 의해 낱낱히 드러나 망신을 톡톡히 떨었던 그 정권이었다.

김영삼 정권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겣렝?절대 안받겠다?는 본인의 의지와는 달리 이권 마다 아들 현철씨의 개입이 드러났고  홍인길, 장학로 등 청와대의 핵심 멤버들의 손 큰 행위는 여느 정권 못지 않았다.

고작 기천만원 정도의 수뢰, 조카 취직 부탁 등 국민의 정부에서 빚어진 이러한 일련의 부정부패 규모는 조족지혈이다. 다만 세월이 흘러 과거의 큰 도둑은 잊혀지고 눈앞의 좀 도둑만 크게 보이는 격이다.

이번 게이트의 파문의 또 하나 특징은 당대 정권서 자발적인 고해성사의 자세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과거 정권들의 비리는 하나같이 다음 정권에 의해 파헤쳐졌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최고 책임자의 비리 옹호 자세와 읍참마속 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매 정권 초만 되면 前 정권 실세들의 비리가 낱낱히 드러나고 다음은 감옥행이 일련의 순서였다. 또 여기에는 정치 보복이라는 수사도 따랐다. 바로 현대 한국 정치의 특징적인 悲史였다. 이런 정치적 악순환과 폐단을 김대중 대통령은 누구 보다 통찰하고 있지 않은가. 

얼마전 김대통령은 ?비리 보다 더 무서운건 은폐?라며 비장한 자세를 일갈했다.  실세든 누구든 비리가 드러나면 가차없이 당대에 처벌한다?는 김대통령의 자세는 가히 역대 지도자들이 취하지 못한 혁명적 발상이다.

이번 홍역을 치루고 나면 앞으로는 여느 정권에서든 실세라고 해서 호가호위 함부로 날뛰지 못한다.
지금 겪고 있는 게이트 파문. 이 과도기의 대문만 잘 통과하면 우리의 정치와 사회는 낙관의 서광이 보이게 돼 있다. 

/ 군산본부장

 

임경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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