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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창] 월드컵과 스포츠마케팅



‘세리 효과’라는게 있다. 골프선수인 박세리가 98년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챔피언십 우승 이후 홍보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계산한 것이다.

박선수는 첫 우승과 US 여자오픈대회에서 맨발의 투혼으로 4억달러의 효과를 거뒀다. 그 후 통산 13승을 달성한 박선수 덕분에 삼성은 최소 10억달러(1조3천억원)의 광고및 이미지 제고효과를 봤다. 스물네살의 처녀 스타 하나가 웬만한 대기업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반면 삼성이 박선수에게 지난해 초까지 지불한 금액은 연봉 1억원과 훈련비 1억원등 2억원이 고작이었다. 투자수익률로 치면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지난달 열린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는 운영요원과 선수 임원들이 하나같이 손에 애니콜을 들고 다녔다. 삼성측이 이 대회에 1만대의 애니콜 CDMA 단말기를 제공했고, 대회요원들이 그것을 사용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무선통신부문 올림픽 파트너로 계약을 맺은 것은 97년. 삼성은 그 댓가로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1억달러 이상을 지불했다. 그 결과 삼성 애니콜은 98년 시장점유율 세계 9위, 지난해는 3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스포츠마케팅이 가장 앞선 곳은 미국이다. 미국 기업의 3분의 2가 스포츠를 홍보수단으로 삼고 있고, 90년 이후 스포츠관련 산업이 매년 65% 이상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관련 산업규모는 자동차산업의 2배, 영화산업의 7배라고 한다.

이같은 스포츠마케팅에 있어 올림픽과 월드컵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최상의 무대다. 특히 월드컵은 축구라는 단일종목으로 이뤄져 집중도가 높은데다 올림픽보다 2배가량 길게 열리기 때문에 마케팅효과가 월등하다.       

그러면 월드컵에서 우리가 얻게될 경제효과는 얼마일까.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생산유발효과 7조9천9백억원, 고용창출효과 24만5천여명으로 발표한 바 있다. 생산유발효과는 투자및 소비지출의 3.3배 가량이다.

전주의 경우 생산및 부가가치 유발액 9천7백26억원, 고용유발인원 1만3천7백99명으로 한국은행 전북본부가 분석했다. 사업기간인 1998년부터 개최연도인 올해까지를 산업연관분석에 의해 계산한 것이다.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사업을 FIFA(국제축구연맹)가 가만히 놔둘리 없다. 그들의 철저한 상업주의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FIFA는 이번 한일(韓日)월드컵 후원사로 코카콜라 마스터카드 필립스 등 15개 업체를 선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이 처음으로 공식후원사가 됐다. 거액을 지급했음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주택은행 등 6개 업체는 국내에서의 자격만을 얻었다. 다른 기업들은 축구장 광고뿐 아니라 엠블럼 마스코트, 심지어는 ‘월드컵’이란 표기조차 쓸 수 없다. 전주도 월드컵경기장 반경 2㎞이내에는 어떤 홍보도 못하게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역 기업들의 불만이 여간 아니다.

하지만 공식후원사에 들지 못했어도 틈새를 비집고 재미를 보는 기업도 없지 않다. 소위 매복 또는 위장(Ambush)마케팅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나이키가 서울에 대규모 축구놀이공원을 세우거나 LG전자가 일본 오사카에서 ‘LG컵 풋살(5인제 실내축구)페스타 2002’를 갖는 것 등이 그것이다. 또 동아제약 박카스 광고나 SK텔레콤의 ‘붉은 악마’를 내세운 광고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요즘 전주시내에는 ‘월드컵 성공, 전주의 영광’이라는 깃발이 곳곳에 꽂혀 있다. 진짜 월드컵이 성공하려면 경제월드컵이어야 한다. 도내 기업도 스포츠마케팅에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 조상진 (본보 경제부장)

 

조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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